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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거스르는 마린보이, 1500m도 금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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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는 박태환. [윈저 AP=뉴시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는 박태환. [윈저 AP=뉴시스]

‘마린보이’ 박태환(27)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27세 박태환, 수영선수로는 황혼기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깜짝 3관왕

박태환은 1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4분15초51로 우승했다. 자유형 200m와 400m에서도 우승한 박태환은 장거리인 1500m까지 제패하면서 3관왕에 올랐다.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는 47초09로 7위를 차지했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은 올림픽 규격 50m의 절반인 25m 길이의 경기장에서 열린다. 턴 동작이 많아 정상코스(50m)에 비해 기록이 좋은 편이다. 쇼트코스는 올림픽정식 종목은 아니다. 그래서 쑨양(중국)을 비롯해 상당수 정상급 선수들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박태환은 최고의 레이스를 펼쳤다. 자유형 200m에서는 리우 올림픽 자유형 200m 은메달리스트인 채드 르 클로스(남아프리카공화국)를 2위로 밀어냈다. 자유형 1500m에서도 장린(중국)이 지난 2009년 일본오픈대회에서 작성한 아시아 기록(14분22초47)을 깼다. 또 장거리 강자 그레고리오 팔트리니에리(이탈리아)가 2014년 카타르 도하 대회에서 세운 대회 기록(14분16초10)도 경신했다.

주종목이 400m인 박태환이 장거리인 1500m에서도 우승한 것은 이변이다. 한국스포츠개발원 민석기 박사는 “중거리와 장거리는 레이스 운영 방식이 달라 한꺼번에 출전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박태환은 생체 리듬을 자유자재로 바꾸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수영선수로는 황혼기지만 스스로 그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좋은 기록으로 금메달 3개를 따내서 기쁘다. 내년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을 목표로 훈련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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