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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거물들, 1조짜리 친환경 펀드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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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왼쪽부터 빌 게이츠, 베저스, 마윈, 손정의, 브랜슨.

왼쪽부터 빌 게이츠, 베저스, 마윈, 손정의, 브랜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 전 세계 거부 10여 명이 1조원 규모의 친환경 에너지 펀드를 만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구온난화 현상 자체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화석연료 산업의 부흥’을 외치고 있지만 산업계의 거물들이 정반대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빌 게이츠·손정의 등 10여 명
트럼프 정책 반대 흐름 주도

청정에너지 펀드인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BEV)’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신기술에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BEV 조성을 주도한 빌 게이츠는 “우리의 목표는 다음 세대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풍부하고 저렴하며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하는 기업들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대상은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부터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에 이르기까지 청정에너지와 관련한 광범위한 정보기술(IT)·에너지 기업이며 투자 기간은 20년 단위다.

특히 이 펀드에는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CEO,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인 독일 SAP의 하소 플래트너 회장 등 업계 거물이 대거 참여했다. 이 중 대부분은 지난해 빌 게이츠가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연합(BEC)’이라는 투자자그룹을 결성할 때 참여한 인사다.

빌 게이츠는 태양광발전이나 원자력, 전기차는 온실가스 감축에 거의 도움이 안 된다고 보고 지구온난화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번 펀드도 기업 투자만 하는 게 아니라 정부·학계·연구기관과 협력해 규모를 확대해 갈 방침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후보 시절부터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해 온 데다 취임하는 즉시 석유산업 규제를 풀겠다고 공언한 만큼 청정에너지 펀드 운영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최근 환경보호청장에 환경 규제에 반대하는 스콧 프루이트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을 낙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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