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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겨울왕국' 패러디로 최순실 게이트 적나라하게 풍자

중앙일보

입력

10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8'이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 패러디를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를 적나라하게 풍자했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여왕이 된 엘사(이수민)와 그 곁에서 연설문을 고쳐주는 안나(김민교)의 모습은,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을 떠올리게 했다.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있던 엘사는 "연설문 쓰자"는 안나의 말에 문을 열어, 함께 연설문을 쓰며 놀았다.

엘사 여왕은 연설을 하며 "온 우주의 기운" 등 알 수 없는 말들을 했고, 피부를 칭찬하는 말에 "마음을 곱게 쓰면 피부가 좋아져요"라는 엉뚱한 답변을 했다.

안나가 고쳐주는 연설문에 의지하며 일상적인 대화를 할 수 없게 된 엘사는 결국 자신을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있는 마을을 통째로 얼리고, 자신만의 얼음성에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머리를 다듬고,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엘사가 머리를 매만지는 장면에선 '여왕의 사생활'이 언급됐다.

방문에 달린 '문고리 삼총사'는 입을 모아 엘사에게 아부했다.

겨울왕국의 문화를 담당하는 '미스터 차'는 국민들을 잠재우기 위해 '하품 체조'를 만들기도 했다.

안나는 엘사의 '비선'이냐는 질문에 "난 (의자를 먼저 따뜻하게 데워주는) 열선"이라며, 비선실세 의혹을 부정했다.

"충성, 충성, 충성"을 외치던 울라프는 비아그라가 담긴 상비약 통을 얼음성으로 옮겼고, 내용물이 발각되자 "고산병에 걸릴 때 먹는 약"이라고 해명했다.

혼란스러운 시국에도 엘사는 송년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고령의 비서실장 스벤은 "70세에 청문회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나이 먹어 기억이 안 난다고 전해라"는 노래를 불렀다.

안나는 엘사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한스 왕자를 불렀고, 한스 왕자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현빈을 패러디하며, 윗몸 일으키기 포즈로 엘사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하지만 궁전에 물이 떨어지며, 얼음성이 녹기 시작했다. 얼음성 밑에 모여든 국민들의 촛불 때문이었다. 촛불에 다가선 울라프는 녹아 없어졌고, 안나는 재빨리 도망쳤다.

'엘사의 운명은 과연…'이라는 자막으로 '겨울왕국' 패러디는 마무리됐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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