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와 제주도 중간에 위치한 거문도 주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따른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해상 집회'를 열었다.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주민들은 10일 어선 11척을 이용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바라는 해상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박근혜를 즉각 구속 수사하라' '김기춘을 구속하라' '4월 퇴진 갈치도 웃는다' '파도가 쳐도 우리는 나간다' 등 문구가 적힌 깃발을 단 어선들은 거문도 앞 해상을 1시간동안 운행했다.
박근혜 퇴진 거문도 주민행동본부는 섬 주민들도 촛불 시위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퍼레이드를 준비했다. 해상 퍼레이드에 이어 거문도 내 백도유람선 선착장 앞에서 '박근혜 퇴진 거문도 주민행동 시국대회'를 개최했다.
100여 명의 주민들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제창했다. 또 시를 낭송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밝은 분위기 속에서 문화 프로그램 위주의 행사를 치르며 탄핵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빠른 판단을 요구했다.
동도·서도·고도 등 3개의 섬으로 이뤄진 거문도는 백도와 함께 병풍을 두른 것 같은 기암괴석들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남도의 섬이다. 10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거문도 주민행동본부 한창훈(53·소설가) 대표는 "청와대와 수백㎞ 떨어진 섬에 살고 있지만 거문도 주민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촛불집회에 동참하고 싶었다"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정상적인 국가를 만들기 위해 섬마을 주민들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여수=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