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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차은택·김종 3각 고리 파고들었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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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7일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세 사람과 최순실씨 사이의 연결 고리에 관한 질의가 쏟아졌다. 차씨는 “2014년 6월께 비서실장 공관에서 김 전 실장을 만났다”며 “최씨가 ‘실장께서 전화를 주실 것’이라고 했다. 후에 전화가 와 약속을 잡고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정성근 문체부 장관 후보자와 김종 당시 차관이 공관 밖에 와 있었다. 정 후보자가 김 전 실장을 먼저 만났고 나는 김 전 차관과 같이 들어가 인사했다”고 덧붙였다.

차 “최순실 소개로 김기춘 만나”
김기춘 “대통령이 보라고 했다”
김종 “차관된 뒤 최씨 알게 됐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대통령께서 ‘차은택이라는 사람을 만나보고 문화융성에 대한 여러 가지 의지 등을 한번 알아보라’고 해 만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씨와 둘이 따로 만났다”고 기억했다. 진술이 엇갈리자 김 전 차관은 “처음엔 김 전 실장과 차씨가 따로 만나고 있다가 내가 나중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우스운 사실이 발견된다. 이걸 보면 결국은 최순실이 권력 1인자”라며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차은택을 비서실장과 만나게 하라’고 요구했고, 대통령은 그 말을 듣고 비서실장에게 ‘차은택을 보낼 테니 만나라’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씨는 “당시 김 전 실장이 ‘누구 소개로 왔느냐’고 묻지 않더냐”(민주당 박영선 의원)는 질문에 “(김 전 실장이) ‘그냥 어르신께 말씀을 들었다’고만 얘기했다”고 말했다. 최씨로부터 ‘뭘 의논하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물음엔 “그런 건 딱히 없었다”며 “당시 (나는) 최씨에 대해 별로 신뢰를 못 가지고 있었다. 내게 뭔가 보여주려고 했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차씨는 최씨의 소개로 이때 김 전 실장과 김종 전 차관을 처음 알게 됐다.

김종 전 차관은 이날 ‘김 전 실장이 자신에게 최순실씨를 처음 소개해 줬다’는 보도에 대해 “아니다. 와전된 것이다”고 답했다. 그는 또 “최순실은 차관이 되고 나서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됐다”며 “지인이 누군지는 프라이버시라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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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차관은 또 ‘김 전 실장이 자신에게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를 잘 보살펴주라고 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처음엔 “재판 때문에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 이후 같은 질문을 재차 받자 “정유라를 잘 봐달라는 게 아니라 종목을 불문하고 유망하고 끼 있는 선수들을 보살펴 주라고 박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고 말을 바꿨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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