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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능 만점 성적표는 저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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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경기도 용인외대부고3) 학생

김재경(경기도 용인외대부고3) 학생

지난달 17일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자 입시업체에서는 일제히 “6년 만에 불수능”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특정 과목의 난도만 높인 게 아니라 국·영·수와 탐구영역까지 전 과목이 어려웠다는 평가였다.

6·9월 모평도 다 맞아…예견된 만점자
"적은 양 여러 번 보는 게 만점 비결"

아니나 다를까. 다소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에서도 16명이나 됐던 만점자가 올해는 3명으로 줄었다. 김재경(경기도 용인외대부고3)양이 그중 한명이다.

“오늘(12월7일)은 제 생일이기도 해요. 만점 수능 성적표는 저 자신에게 주는 평생 잊지 못할 생일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7일 오전 학교에서 수능 성적표를 받은 김양은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국영수와 사회탐구 선택과목인 사회문화·법과정치까지 만점을 받았다. 김양의 수능 만점은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6월과 9월 치러진 모의평가에서 이미 전과목 만점을 받아 주변의 기대가 높았다. 그는 “왠지 만점을 받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부담감이 느껴졌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수능 직전에 치른 10월 모의고사에서 올 한해 치렀던 모의고사를 통틀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김양은 “이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말했다. “이미 입시에 반영되는 내신 시험도 다 끝난 상태였고 9월 모평까지 만점을 받아 ‘이만하면 됐다’고 여유를 부릴 수도 있었는데 10월 시험을 망치고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다”고 설명했다.

책상과 사물함에 연예인 사진을 잔뜩 붙여놓고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듣기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지만, 책상 앞에 앉으면 완벽주의자가 된다. 김양은 “문제를 풀 때 답만 맞추는 게 아니라, 내가 ‘답안과 해설’을 쓴다는 생각으로 보기 하나하나까지 명쾌하게 설명해낼 수 있어야 다음 문제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문제집 한권을 최소한 5~6차례씩 반복해 보는 건 예사다. 김양은 “문제집이 과목당 2~3권을 넘지 않는다. 적은 양을 여러 번 보는 게 내 공부 스타일”이라 말했다.

김양의 어머니 조혜영(46)씨는 “우리 부부가 맞벌이고 재경이가 외동딸이라 그런지 어려서부터 독립적이고 어른스러운 편이었다”며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껏 재경이가 늦잠 잔 적이 없어 아침에 아이를 깨워본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양은 수시 일반전형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에 지원해 16일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경제학자가 되는 게 꿈”이라며 “대학에서 다양하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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