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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17명 번갈아 7분씩 질문 “자정께 끝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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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순실 국정 농단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기관 보고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회의장에서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최순실 국정 농단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기관 보고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회의장에서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오종택 기자]

6일 오전 10시 국회 본청 245호. ‘최순실 국정 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장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 정몽구 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본무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한진 조양호 회장, CJ㈜ 손경식 회장 등 8명의 대기업 총수가 증인석에 나란히 앉는다. 허창수 GS 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모금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자격으로 출석한다. 17명의 여야 의원이 번갈아 가며 7분씩 질문하고 5분, 3분에 걸쳐 추가 질의를 할 수 있다. 한 의원이 여러 증인에게 질문할 수 있다. 특위 관계자는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 청문회가 자정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가 바라고 재단에 돈 냈나” 추궁
삼성은 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SK·CJ는 회장 사면 청탁 문제 집중
현대차는 광고 일감 몰아주기 논란

기업 총수들이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하는 것은 1988년 ‘5공비리 청문회’ 이후 28년 만이다. 5공비리 청문회에선 전두환 전 대통령이 84~87년 3년간 현대(정주영·51억), 삼성(이건희·45억), 대우(김우중·40억), 럭키금성(구자경·30억), 선경(최종현·28억), 한진(조중훈·22억), 롯데(신격호·20억원) 등에서 509억원을 강제 모금했고, 이 돈으로 자신의 호를 딴 일해(日海)재단을 세웠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부회장과 장세동 경호실장이 청문회에 불려 나왔다.

28년이 지난 이번 청문회에는 일해재단에 출연했던 그룹 총수의 아들들이 증인석에 선다. 정주영 회장의 아들 정몽구,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구자경 회장의 아들 구본무, 최종현 회장의 아들 최태원, 신격호 회장의 아들 신동빈, 조중훈 회장의 아들 조양호 회장 등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11.6%)였던 국민연금이 불리한 합병비율을 무릅쓰고 합병에 찬성한 것 때문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삼성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에 35억여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박영선 의원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 이재용 부회장이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장을 만났다”며 “관련 의혹을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측은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은 올림픽 대비 선수 지원 차원이었고, 이재용 부회장과 홍완선 본부장의 만남은 공식적인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SK와 CJ는 기업 회장의 사면 청탁 문제에 질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497억원의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지난해 8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10월과 올 1월 두 재단에 모두 111억원을 출연했다.

지난 8월 이재현 회장이 사면받은 CJ는 13억원을 출연했고 최순실씨가 추진했다는 K-컬처밸리 사업에도 1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SK 측은 “재단 출연금은 전경련에서 할당한 대로 냈을 뿐”이라며 “면세점이나 사면과 관련해 어떠한 청탁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CJ 측은 “사면 청탁은 없었고, 퇴진 압박은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받았다”고 해명해왔다.

현대차는 차은택 소유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 62억원어치를 몰아줬다는 의혹과 관련, “소규모 회사에 돌아가며 광고를 준 것”이라고 답변할 것이라고 한다. 한진 조양호 회장에게는 최순실씨의 평창 올림픽 이권사업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평창 동계올림픽위원장직 사퇴 압박을 받은 것이 사실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올 예정이다. 두 개 재단 모금을 주도한 전경련에도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재단 모금에 청와대 개입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응답하지 않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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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대기업이 정부에 특혜를 부탁했는지도 쟁점이다. 각 기업들이 국회에 제출한 ‘대통령과의 단독면담 내용’에 따르면 LG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이를 위한 충전 인프라 확대, 친환경 에너지 육성 필요성을 역설하며 정부 협조를 구한 것으로 돼 있다. 롯데는 국산주류(맥주) 역차별에 대한 수입주류 과세 개선을 요구했고,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과 현대차가 설립하기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조기 착공 과정의 인허가 지연 등 현안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글=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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