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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민주당, 명예퇴진 카드로 뒷거래…무리하게 발의 주장했다"

중앙일보

입력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4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1일 아침에 추 대표가 큰 실수를 했다”며 “명예로운 퇴진 카드로 뒷거래를 한 것 아니냐. 퇴진 일자에 대해서도 거래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신의 지자들의 모임인 국민포럼 창립식에 참석해 “그러다보니 (민주당에서) 무리하게 발의를 하자는 주장을 하게 됐고, 만약 부결되면 국민이 심판해줄 것이라는 게 그쪽(민주당) 입장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대표가 1일 오전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를 만나 “대통령의 사퇴는 늦어도 1월 말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다시 문제 삼은 것이다. 당시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12월2일 탄핵에 들어가면 법적 사퇴시한을 1월 말로 본다는 얘기이지, 퇴진을 얘기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안 전 대표의 ‘뒷거래’ 등의 작심 비판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탄핵안 발의ㆍ표결 날짜를 놓고 벌인 갈등의 후폭풍이 국민의당으로만 쏠리는 상황에 대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추 대표는 김 전 대표를 만난 후 국민의당에 2일 탄핵안 처리를 제안했다. 당시 국민의당은 “발의보다 가결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9일 탄핵안 처리를 주장하며 민주당의 요구를 거절했다. 하지만 이같은 국민의당의 주장이 탄핵 반대로 인식되며 야권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탄핵안 9일 처리를 주도한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3만 여통이 넘는 항의문자를 받아 전화 번호를 바꾸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국민의당이 탄핵안을 9일 처리하자고 주장한 이유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12월2일 탄핵안 가결에 그 당시 야3당이 모두 고민 중이었다”며 “새누리당에서 대통령에게 시간을 주자고 나온 상황에서 어떤 것이 최선인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부결되면 국민이 심판해주실거다라는게 민주당의 입장이었다”며 “부결이 됐으면 박 대통령에게 제도적 면죄부를 주게 돼 박 대통령이 더 버텼을 것이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또 “국민의당이 너무 과도한 책임감을 가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가 어떻게든 거대 양당을 끌고 통과를 시키려고 책임감을 갖고 한 것인데 당시 상황에서는 민주당에 협조하고 그 책임을 민주당이 가지게 하는게 옳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논의과정에 시간이 지나고 본회의가 개최됐다”며 “어쨌든 저희는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열심히 지금까지 노력했었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은 누구보다 앞서 변화를 선도한 정당”이라며 “지난달 10일 최초로 박 대통령 퇴진을 당론으로 확정했고 12일 100만명이 모인 현장에서도 자랑스레 우리의 주장을 펼치면서 서명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어 “미처 당론을 못 정한 민주당은 굉장히 어정쩡한 주장을 했다. 우리는 ‘박 대통령 퇴진’이었지만 저쪽은 ‘손 떼라’였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이번 한 주가 정말 중요하다”며 “100만 촛불집회가 처음 시작된 11월 12일 시민혁명이 역사에 기록되는 날이 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물러나는 결과를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우리 국민의당이 어떤 정당보다 더 이 일을 책임감 있게 마무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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