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서는 3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 앞에서 주최측 추산 1만명(경찰 추산 6000명)의 시민들이 모여 촛불 집회를 열었다.
박근혜 퇴진 충북비상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서는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 의견을 내비친 새누리당 정우택 국회의원(청주 상당)을 향해 대규모 항의 문자를 보내는 퍼포먼스가 있었다.
촛불집회는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박 대통령 삼행시 짓기와 ‘내 집 앞 하야 현수막 걸기’ 등이 눈에 띄었다. 한 초등학생은 ‘박: 그네는, 근: 심없이 잘만 살고, 혜: 택없이 걱정없이 국민한테 관심없이 잘만 사는 애’라는 문구를 썼다. ‘박: 빡치게 하지말고~, 근: 그네야! 이제 그만 우리, 혜: 헤어지자, 쫌! 내려와라!’라는 삼행시가 게시판에 걸리기도 했다.
충북비상국민행동은 ‘내려와 박근혜’라고 써진 현수막을 시민들에게 1만원에 판매하면서 촛불집회 모금을 했다. 주최측 관계자는 “아파트 베란다와 상가 점포에 하야 현수막 걸기 운동을 펼쳐 퇴진 운동을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조형예술가 손영익(63)씨는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를 메고 행사장에 나타났다. 손씨는 “허수아비가 십자가에 걸려있는 작품이다. 허수아비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그 사람이다”라며 “대통령이 3차 담화까지 발표했지만 정권 유지를 위한 꼼수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 민중을 무시하고 4%의 지지자들에게 기대는 대통령의 모습이 한심하다”고 말했다.
세·네 살 두 딸과 함께 나온 박지혜(33·여)씨는 “매주 집회에 참여하는 남편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아이들과 참여했다. 박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촛불집회에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원영(47)씨는 “대통령과 현 정권은 이미 국민들에게 거리와 광장에서 처절하게 탄핵을 당했다”며 “국회의 헌법상 탄핵절차는 이러한 민의를 확인하는 절차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만약 탄핵이 부결되더라도 최후의 수단인 국민 저항권에 부딪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 행사에서 임성재 충북비상행동 공동대표는 “국민에게 위임된 권력을 사유화하고 온갖 추잡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박 대통령은 헌정질서를 유린한 범죄자”라며 “마땅히 탄핵하고 구속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사죄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구속시켜라”는 말이 나왔다.
시국 발언에 나선 충북대 4학년 조유리(25·여)씨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뜯어보면 국민의 뜻을 무시한 채 국회에 공을 떠넘겨 정치적으로 풀어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이렇게까지 국민들이 나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데도 자리에 연연한다면 민주 정치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청주 도심을 행진하며 평화로운 집회를 이어갔다. 일부 시민들은 정우택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규탄 시위를 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