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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새누리당 핸드폰번호 유출 수사의뢰키로…표창원·장제원 "이리 와봐""경찰이냐" 설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표창원(왼쪽)의원 과 장제원 의원

표창원(왼쪽)의원 과 장제원 의원

새누리당 의원들의 개인 핸드폰 번호가 통째로 유출돼 당 차원에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탄핵안에 대한 의원들의 입장을 SNS에 공개한 것과 맞물려 문자와 전화 독촉에 시달리면서다.

새누리당 박맹우 사무총장은 1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의원들이 수십 통의 협박 전화와 문자를 받고 있다”며 “협박이 심한 경우 의원실 차원에서 이미 고발조치를 하기도 했지만 당 차원에서 최초 유포자를 밝혀달라고 수사 의뢰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 검색 사이트인 구글 등에선 한때 엑셀 파일 형태의 20대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락처가 공개됐다가 삭제 조치됐다. 페이스북에서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연락처가 공개된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날 오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표 의원의 명단 공개와 개인정보 유출이 맞물려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시달렸다는 심경 고백이 이어졌다. 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은 “표 의원은 무례하고 오만하다”며 “법적 대응보다는 정치적 대응이 더 맞지만, 고소하실 분은 고소장 작성을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는 이 문제를 두고 여야 의원들 간에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 표 의원은 안행위 소속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새누리당 박성중 의원은 “표 의원이 탄핵 반대는 친박 열 몇 명, 눈치보는 의원으로 나머지 새누리당의 전 의원, 찬성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으로 나눠놨는데 이것은 인격모독이고 살인"이라며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격론이 진행되고 있고, 생각이 전부 다른데 이런 식으로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명단 공개) 때문에 새벽 3시에 전화를 받아 잠도 못 잤다”면서 “지나친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애초 법안 이외에 현안 관련 발언은 삼가기로 했던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고, 여당 의원들이 박 의원의 지적을 옹호하면서 상황이 점점 험악해졌다.

이후 법률안 처리가 진행됐지만 이번엔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이 자리를 뜨려고 하는 과정에서 표 의원과의 반말과 삿대질이 오갔다.

표 의원=“그렇게 하고 싶은 말 맘대로 하고 가는게 예의입니까.”
장 의원=“예의 먼저 차리세요. 할 짓(명단 공개)을 해야지 말야.”
표 의원=“뭐, 장제원!”
장 의원=“왜 표창원!”
표 의원=“이리 와봐”
장 의원=“왜 뭐, 네가 아직 경찰이냐!”
표 의원="경찰이다 왜."
장 의원="깡패야? 국회의원은 국회의원 품위를 지켜."

이후 둘은 자리에서 일어나 몸싸움 직전까지 갔지만 민주당 간사인 박남춘 의원과 새누리당 간사인 윤재옥 의원 등이 말리면서 물리적 충돌은 피했다.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장에서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항의는 이어졌다.  표 의원은 자유발언을 통해 "의원들의 탄핵 찬반 입장을 국민 여러분과 공유했는데, 그 결과 많은 의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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