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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J카페] 빅맥의 대부, 떠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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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플리커]

[사진 플리커]

맥도널드의 빅맥을 만들어낸 마이클 제임스 짐 델리게티가 별세했다. 98세.

델리게티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유니온타운에서 사탕 제조업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하기도 했던 그는 1950년대 들어 맥도널드의 프랜차이즈 점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델리게티의 점포는 고향인 유니온타운에서 첫 영업을 시작했다. 장사 수완이 좋았던 덕에 점포는 48개로 늘어났다. 델리게티가 '빅맥'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것은 1965년이었다. 자신의 점포를 찾는 고객들이 큰 햄버거를 원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그는 1967년 두 장의 쇠고기 패티에 참깨를 뿌린 빵과 양상추, 토마토, 치즈를 얹은 지금의 '빅맥'을 고안해냈다. 본사 승인을 얻어 당시 처음으로 출시된 빅맥의 가격은 45센트였다. 델리게티의 빅맥은 출시 직후 큰 인기를 얻어 이듬해 미국 전역에 있는 맥도널드 매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그는 1998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구를 발명하듯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다. 전구는 이미 존재했다. 내가 한 것은 소켓에 전구를 끼워넣은 것일 뿐"이라며 빅맥의 아이디어가 본래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델리게티는 2007년 빅맥 박물관을 열어 '세계에서 가장 큰 빅맥'을 전시하기도 했다.

델리게티 손에서 태어난 '빅맥'은 이후로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으며, 경제학자들은 전세계 100여 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빅맥을 근거로 각 나라의 구매력과 물가를 비교해 통화가치의 적정성을 보여주는 '빅맥지수'를 고안해내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들어 빅맥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맥도널드는 경쟁사들로부터 고객을 다시 끌어오기 위해 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맥도널드 체인점 중 한 곳은 지난 7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사이 출생한 세대) 5명 중 1명 만이 빅맥을 찾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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