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탄핵 서명 시작…대통령이 던진 ‘백지위임장’ 거부

중앙일보

입력 2016.11.30 02:49

업데이트 2016.11.30 03:14

지면보기

종합 05면

최순실 국정 농단 대통령 담화 야권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탄핵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가 탄핵소추안 발의 서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해철 최고위원, 우상호 원내대표, 추 대표, 김영주 최고위원. [사진 박종근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탄핵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가 탄핵소추안 발의 서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해철 최고위원, 우상호 원내대표, 추 대표, 김영주 최고위원. [사진 박종근 기자]

야권은 박근혜 대통령이 던진 ‘백지수표’를 받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직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는 ‘질서 있는 퇴진’ 약속과 관련해 “탄핵 절차에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단일대오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장 탄핵안 발의에 필요한 민주당 의원들의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비박계 “9일” 결론 나오자
민주당도 여지 열어둬

민주당은 새누리당 비박계의 입장이 바뀌어 탄핵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더라도 탄핵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비공개 의총에서 “비박이 참여하든 안 하든 밀어붙이겠다”고 말했다. 의총장에선 박수 가 나왔다.

이어 “의결정족수를 걱정하고 있지만 탄핵안이 부결되는 순간 새누리당은 해체될 것”(정재호 의원), “대통령이 당장 물러나지 않는 한 예정대로 2일 탄핵 투표를 진행하자”(양승조 의원)는 강경 발언이 속출했다. 의총 후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당초 계획했던) 12월 2일에 (탄핵안 표결을) 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민주당과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담화 직후 “대통령의 꼼수 정치를 규탄하며 야 3당, 양심적 새누리당 의원들과 함께 계속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의총에서 일단 다음달 2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처리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천정배·유성엽 의원 등 상당수가 “2일 처리는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래서 “2일을 목표로 추진하되 야 3당, 새누리당 비박계와 협의하면서 상황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는 단서를 달았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일단 대통령 퇴진 협상을 추진하다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오는 9일 탄핵에 나서는 쪽으로 입장을 결정하자 민주당도 다소 여지를 열어뒀다. 민주당 이춘석 탄핵실무추진단장은 “일단 30일까지는 다음달 2일 탄핵안 처리 입장을 강하게 고수할 것”이라면서도 “9일까지는 협상해 보자는 여당 비박계의 입장이 변하지 않을 경우 부결될 걸 알면서 무모하게 표결에 나서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추 대표와 박 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 3당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만나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 시기를 논의하기로 했다.

관련 기사

일각에선 탄핵안 부결의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위원장은 “당초 탄핵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던 비박계 의원 2명이 ‘상황이 바뀌어 할 수 없게 됐다’고 전해왔다”며 “비박 몇 분과 통화했지만 이제 탄핵을 낙관하기엔 (전망이) 어두워졌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은 박 대통령의 퇴진 일정도 합의 못하는 국회를 비난하게 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국회에 무서운 함정을 던졌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외통수에 빠졌다”는 말이 나왔다. 익명을 원한 수도권 의원은 “가결이 어려운 탄핵안을 야당이 발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글=강태화·안효성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