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공부] ‘세특’ 더 중요해진다, 독서는 수업과 연계해야

중앙일보

입력 2016.11.30 00:01

업데이트 2016.11.3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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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학생부 기록 방식, 대입에 어떤 영향?

내년부터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록 방식이 달라진다. 당장 올해 고등학교 1·2학년과 내년 고교에 입학 할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적용을 받는다. 교육부는 지난 23일 독서와 방과후활동 등 학생부의 주요 항목의 개편 방향을 담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학생부 기록 방식이 달라지면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학생부를 반영하는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수업 중 활동을 담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의 평가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학생부 개편 쟁점과 변화에 대해 정리했다.

고2 대학 입시부터 학생부전형 달라질 듯
독서·방과후활동은 제목과 강좌명만 기록
교사 “수업 중 발표·토론에 적극 참여하길”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부 개편의 핵심은 학교·교사 간 학생부 기재 수준의 격차를 줄이고,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을 줄여 학생부 기록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세특은 탁월함·우수함·뛰어남 등 추상적인 표현을 지양하고 학습과정과 결과물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고, 수상경력은 학교별로 사전 등록된 교내상만 허용된다. 방과후활동은 강좌명과 이수시간, 독서는 책 제목과 저자, 소논문(R&E)은 주제·참여인원·소요시간만 기록한다. 진로희망란에서는 학부모 진로희망이 없어진다.

눈여겨볼 부분은 세특·독서·방과후활동 이렇게 세 분야의 변화다. 독서와 방과후활동의 기록 내용이 상당량 축소됐다. 독서 부분은 해당 책을 읽은 계기·과정·성장의 내용을 기록했던 독서성향 부분이 삭제됐다. 방과후활동은 강좌명과 이수시간만 기록한다. 방과후수업 중 발표·토론 등 수업 활동은 들어가지 않게 된다. 국중대 한양대 입학사정관 팀장은 “독서와 방과후활동은 학생의 학업역량과 성장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항목이었는데 제목만 남겨 놓게하면 구체적인 과정과 활동을 볼 수 없기 때문에 평가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석록 한국외대 입학실장은 “독서의 경우 책 제목만 보라는 것인데, 실제 책을 읽었는지 진위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서류평가 과정에서 독서 기록을 배제하는 대학도 생겨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실장은 “여러 대학에서 서울대처럼 자기소개서에 독서 항목을 추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각 대학별로 면접에서 독서 기록을 확인하는 질문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서와 방과후활동 두 평가 요소가 대학 입장에서는 평가지표로서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번 학생부 개편에서 새로운 항목이 추가된 것은 아니다. 때문에 학생부 항목 중 평가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 있다면 반대로 평가 요소로서 가치가 올라가는 항목도 있다. 세특이 여기에 해당된다. 최승후 파주 문산고 교사는 “이번 학생부 개편의 핵심은 교과 과정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발표·토론·탐구과제·프로젝트 등 수업 중 활동을 담는 세특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세특은 각 과목 교사가 수업에 참여한 학생을 관찰해 참여 태도와 과제물, 성취 기준, 특이 사항 등을 과목별로 500자 이내에서 종합적으로 기록하는 란이다. 대학은 세특을 통해 학생의 전공적합성·학업역량·성실성·잠재력 등을 평가한다. 국 팀장도 “세특은 기존에도 가장 중요한 평가 항목이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그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세특에서 교사의 수준과 수업의 방식에 따라 기록의 질이 달라진다. 임병욱 서울 인창고 교감은 “발표·토론 중심의 학생 중심 수업을 해야 학생의 특징과 성장 과정이 드러나고 세특에 기록을 풍부하게 남길 수 있다”며 “세특이 더 중요해지면서 발표·토론 중심으로 수업을 개선하고 학종 맞춤형으로 학교 시스템을 개편한 학교들이 더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귀띔했다.

2018학년도에 서울대가 총 모집인원의 78.4%를, 고려대가 61.5%를 학종으로 선발하는 등 학종이 대학입시에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 주요 대학의 경우 학종 선발 비율이 낮아도 최소 30%다. 세특의 영향력 확대로 학종형 학교와 수능형 학교의 명암이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교사는 “발표·토론·탐구과제·프로젝트 수업을 확대한 학종형 학교는 살아남고 강의식 수업만 고집하는 수능형 학교는 학종에서 진학실적을 내기 더 어렵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후기 일반고 진학을 앞두고 있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학교를 지원할 때 전략적인 판단이 중요해졌다.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은 “학종 합격생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실제 수업 방식이 발표·토론식인지를 꼼꼼하게 확인해보라”고 권했다. 신동원 서울 휘문고 교장은 “학종을 가장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대학이 서울대다. 서울대 진학 실적 놓고 지원 학교를 판단 할 때는 고교 재학생 합격생 수와 수시 합격 비율을 눈여겨봐야 한다. 재학생 합격생 수가 많고 수시 합격 비율이 높은 학교가 학종형 학교”라고 조언했다.

현재 고 1·2학년 학생은 앞으로 수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 팀장은 “세특이 중요해진다는 것은 곧 수업 중 활동이 가장 중요한 평가지표가 된다는 얘기다. 대학들이 수행평가 과제물과 수업 참여도를 더 비중있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서의 평가 비중이 낮아진다고 해서 독서가 아예 쓸모 없는 것은 아니다. 김 교사는 “서울대는 자소서에서 독서 기록을 요구하고 있고, 각 대학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면접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독서는 계속 신경써 관리해야 한다. 다만 이제는 양에 의존하지 말고 질로 승부를 해야 한다. 수업과 연계한 교과연계 독서를 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수업 중 배운 내용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하는 과정에서 책을 골라 읽고, 이를 수업 중 발표·과제탐구에 다시 활용하는 식으로 수업과 독서를 연계하라는 것이다.

방과후활동 기록의 축소는 학교 간 격차를 낳을 수 있다는 논란도 있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의 입학처장은 “강좌명만 보고 평가하기 때문에 방과후수업으로 고급수학·실험물리·국제경제와 같은 심화과목을 개설할 수 있는 여유가 되는 특목고·자사고와 일부 일반고가 유리해질 수 있다. 사정이 어려운 일반고가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수업 중 활동을 짧게라도 기록할 수 있는 보완은 필요해 보인다”고 제기했다.

교내상·소논문 부분 기록 변화는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임 사정관은 “교내상 수상 개수가 평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다. 학생의 관심분야와 관련된 교내상만 유의미하게 평가할뿐 기타 관련이 없는 교내상은 평가하지 않는다. 소논문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선 소논문을 관심분야 탐구의 참고자료로만 활용할 뿐 중요하게 바라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015학년도에 학종이 시작하면서 각 대학은 학생부·자기소개서·추천서 외 추가 증빙서류를 받지 않았다. 학생이 작성한 소논문을 대학이 직접 살펴볼 수 없다. 임 사정관은 “소논문의 연구 수준을 대학이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비중있게 평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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