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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재벌 총수 비밀 만남에 사용한 삼청동 안가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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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3년 철거되고 있는 궁정동 안가. [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ㆍK스포츠재단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대기업 총수들을 만난 곳은 청와대 인근 삼청동 안가(안전가옥)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0일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10대 그룹 회장들과 단독 면담을 할 예정이니 일정을 잡으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같은 달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전담기업 회장단 오찬에서 대기업 회장들을 만난 후 별도로 7개 그룹 총수와 독대를 하기로 했다.

독대 장소는 청와대가 아닌 청와대 인근 삼청동 안가였다. 200㎡(60평) 규모의 2층 양옥집인 이 안가는 내부 통로를 통해 청와대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24일 오후 안가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장을 만났다.

다음날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 ”문화ㆍ체육 관련 재단 법인을 설립하려고 하는데 지원해 달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놓아두고 대기업 총수 독대 장소로 안가를 택한 것은 은밀하게 만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의 경우 출입기록이 남는데다 보는 눈이 많기 때문이다.

안가는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통치에 자주 이용했던 곳이다.

박정희 대통령 당시 안가는 12채였다.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에게 피격당한 곳도 궁정동 안가였다.

전두환 대통령은 일해재단 기금을 모을 때 안가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후 군사정권 잔재를 청산한다며 삼청동 안가 한 곳을 제외한 다른 안가를 모두 없앴다. 김대중ㆍ노무현 대통령도 안가를 거의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부터 안가를 종종 이용햇다. 이 대통령은 정계나 언론계 관계자 등을 초청해 함께 식사를 하면서 민심을 들었다고 한다.

검찰 수사에서 박 대통령이 안가에서 대기업 총수를 만난 것으로 밝혀지면서 안가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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