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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상업영화 도전하는 독립영화 감독들① '굿바이 싱글' 김태곤 감독

중앙일보

입력

`가족계획` 김태곤 감독

`굿바이 싱글` 김태곤 감독

천방지축 김혜수와 ‘마요미’ 마동석이 만났을 때
‘굿바이 싱글’ 김태곤 감독

‘굿바이 싱글’은 제 잘난 맛에 살아온 철없는 여배우 주연(김혜수)이 어떤 일을 계기로 가족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고, 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휴먼 코미디다. 전작 ‘차이나타운’(4월 29일 개봉, 한준희 감독)에서 암흑가 보스 역을 맡아 서늘한 연기를 보여줬던 김혜수(45)의 연기 변신이 기대된다. 김태곤 감독 또한 이를 영화의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김혜수가 천방지축이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춤추는 장면도 있고요. 특수 분장으로 만든 성형한 모습도 여배우라면 꺼릴 법도 한데, 개의치 않고 열심히 연기해줬어요. ‘차이나타운’ 때도 그랬지만, 작품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 훌륭한 배우란 걸 느꼈죠.

주연의 오랜 친구이자 멋진 스타일리스트 평구 역을 맡은 마동석(44)의 ‘귀요미’ 연기도 영화의 또 다른 기대 포인트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평구는 평생 철없이 살아온 친구 주연의 가족 만들기 프로젝트를 처음엔 반대하지만, 나중엔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함정’(9월 10일 개봉, 권형진 감독) 등에서 주로 무시무시한 역할을 해 왔던 배우 마동석이 오랜만에 코믹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땅에 발붙이고 있지 않은 주연과, 두 발을 땅에 딱 붙이고 사는 평구의 티격태격하는 콤비 플레이가 볼 만할 겁니다. 주연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여중생 단지(김현수)와 주연의 호흡도 재미있을 거고요.

김 감독은 시나리오를 각색할 때 여배우와 스타일리스트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영화적 재미를 부여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이를 위해 김혜수와 자주 만나, 여배우의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 트렌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과는 다른 관점에서 여배우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김 감독은 설명했다.

촬영 전 김혜수를 자주 만나 집안에선 어떤 모습으로 지내는지 등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캐물었죠. 자칫 캐릭터가 배우 김혜수와 겹쳐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여배우의 삶을 영화적으로 표현하는 데 많이 신경 썼어요. 휴먼 코미디이기 때문에 여배우의 삶을 다루는 데 있어, 고독함뿐만 아니라 재미와 공감이 느껴질 수 있도록 조화를 맞췄죠.

극 중 주연은 자신의 인기와 젊음이 평생 갈 줄 알고 기고만장하게 굴다가, 나이 들면서 점점 퇴물이 돼 가는 혹독한 현실에 위협을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결혼하려던 남자 배우에게 배신당하며, 리스 차·협찬 의상·협찬 성형 등 빌린 것들로만 가득 찬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진짜 내 것’인 가족을 만들겠다고 발 벗고 나선다. 김 감독은 주연의 고민과 두려움은 대다수 미혼 여성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관객이 공감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들어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영화를 보면서 관객이 가족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첫 상업영화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글=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이 기사는 매거진M 137호 (2015.11.06-2015.11.12)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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