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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 카스트로가 느꼈던 '충격적인 최악의 순간'은?

중앙일보

입력

 

지난 25일(현지시간) 90세로 타계한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느꼈던 '충격적인 최악의 순간'은 1994년 쿠바 국민항쟁이었다고 그의 전기작가가 밝혔다.

오랜 세월 피델 카스트로를 따라 다니며 '피델 카스트로- 허가받은 자서전'(Fidel Castro - A Consented Biography)을 쓴 클라우디아 퓨리아티(브라질)는 27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카스트로의 생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카스트로의 통치기간 중 그의 뿌리를 뒤흔들어놓은 '충격적인 최악의 순간'으로 쿠바 국민항쟁이 극에 달해 선박 나포사건이 줄을 잇고 폭력 시위가 벌어졌던 1994년을 꼽았다.

급기야 쿠바 해군장교가 피살당하는 사건까지 벌어지자, 카스트로는 쿠바를 떠나고 싶은 국민은 모두 떠나라는 선언을 했다.

그러자 불과 5주 만에 3만5000명의 국민들이 경찰과 관리들의 묵인 하에 급조한 뗏목배를 타고 바다로 떠났다.

이들 중 대다수는 항해에 성공하지 못했다.

작가 퓨리아티는 그 중 한 배가 난파하자, 카스트로는 아바나의 포구까지 다녀왔고, 이후 몹시 격분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카스트로가 극도로 격앙돼 있어 곧 혹독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고 했다. 당시 카스트로가 쿠바 사회에 불만을 가진 국민들의 출국을 허락한 것은 민심의 폭발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퓨리아티는 피델 카스트로가 동생 라울에게 정권을 이양한 이후 죽음을 준비하는 듯한 모습을 수차례 보여왔기에 카스트로의 타계에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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