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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처럼…화웨이, 도쿄에 R&D 거점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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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인 애플에 이어 중국 화웨이가 일본에 발을 내딛는다. 첨단기술을 연구·개발(R&D)하는 거점 지역으로 두 회사가 공히 일본을 선택한 셈이다.

내년 출범, 독일 이어 해외 두번째
소프트뱅크·소니 등과 협력 노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화웨이가 내년 초를 목표로 도쿄에 R&D 거점을 세운다고 보도했다. 초기 20~30명 수준의 연구진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덩치를 키워나간다는 전략도 소개했다. 매출의 10%를 R&D에 투자하는 화웨이는 세계 통신장비 시장의 1위 기업이다. 최근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약진을 거듭해 삼성과 애플 뒤를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점유율 8.7%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19.2%),애플(11.5%)과의 격차는 꽤 나지만 화웨이는 추격을 자신하고 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화웨이가 단계별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며 “2018년 말에는 애플을 따라잡게 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애플 추격을 자신하게 된 데에는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라는 신(新)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 신기술이 시장을 주도하게 되면 스마트폰이 시장 판도를 뒤엎은 것처럼 기존의 IT 시장이 달라질 수 있다. 화웨이가 ‘X랩’으로 불리는 연구거점지역을 일본으로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독일에 이어 두 번째 해외 거점지역으로 선택한 이유가 일본의 기술력에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5세대(5G)이동통신 기술분야에서는 일본 NTT도코모·소프트뱅크, 가상현실(VR) 분야에서는 소니와 협력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애플 역시 2014년 일본 요코하마 R&D센터 설립을 발표한 이후 일본을 중심으로 AI 기술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의 팀 쿡 CEO가 요코하마 R&D 센터 건립에 앞서 최근 일본 시장을 둘러볼 정도로 일본은 ‘미래 시장’주도권 다툼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닛케이는 “2000년대 중반까지 핀란드의 노키아가 일본에 기술센터를 둘 정도로 주목받았지만 기술중심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면서 일본은 기술분야에서 후퇴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이어 “IoT 기술은 일본이 다시 한번 (세계 기술)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라며 “일본 기업들도 해외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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