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만 년 전 야생 늑대로 살다가 인간에게 적응한 일단의 늑대 무리가 오늘 날 개의 조상이다.사냥 능력에 따라 집단의 생존이 결정되는 수렵채집시대 개는 낮엔 인간을 도와 사냥에 참여하고 밤엔 뛰어난 청각과 후각 능력으로 어둠에 취약한 인간의 생존을 도왔다.
가족이라는 개념이 함께 음식을 먹고 잠자리에서 체온을 나누는 것이라면 개는 오래전부터 이미 완벽한 인간사회의 가족이다. 어느 대륙 어떤 사회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인간의 운명이 결정되 듯 인간사회의 구성원인 개도 어떤 사회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팔자가 달라진다.
개의 입장에서 보아 도대체 무슨 이유로 싸우는지 알 길이 없지만 전쟁에 노출된 인간만큼 개 역시 전쟁의 참화에 시달린다.전쟁이 비켜간 사회에서 개는 평화의 단맛을 만끽한다.생일을 맞은 강아지는 한 상 가득히 선물을 받고 비오는 오후 어미개는 집에서 보드를 즐긴다.개팔자 뒤웅박 팔자다.요지경 세상이다.
글·사진=김춘식 기자,사진=[AP=뉴시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