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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종구 서울 강남갑 의원 "보수신당 창당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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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종구(66·사진·서울 강남갑) 의원이 27일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새누리당은 해체돼야 한다"면서 "깨끗하고 따뜻한 보수정당 창당을 통해 새로운 정당 민주주의 역사를 쓰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오봉산악회' 광주·전남지부 창립대회 참석차 광주 무등산을 찾은 자리에서 새누리당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보수신당 창당 필요성, 그리고 신당 합류 의사를 밝혔다.

오봉(晤峰)은 이 의원의 부친인 고(故) 이중재 의원의 아호다. 전남 보성 출신인 이 전 의원은 1963년 6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6선 의원을 지냈다. 이 의원은 선친이 1984년에 만든 오봉산악회에 줄곧 참여하고 있다.

그는 "현재의 새누리당은 광주와 전남을 비롯한 국민의 민심을 결코 떠받치지 못한다"며 "민주화와 자유시장경제 확립에 앞장섰던 오봉의 뜻이 담긴 정당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현재 시국상황을 보면 오랜동안 군부독재와 싸우면서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확립해온 오봉의 뜻과 맞닿아 있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면서도 경제적인 안정을 주도할 정당을 만들어가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새누리당에서는 비상시국회의가 열리는 등 당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무작정 청와대를 추종하는 이른바 '똘박'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나머지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서라도 새누리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당을 만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함께 무등산을 오른 산악회 회원들을 상대로 '호남 역할론'을 강조했다. "기존의 낡은 새누리당을 대신할 신당을 만들기 위해선 민주적이면서도 진취적인 호남의 정신을 기반으로 한 결사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새누리당 호남 발전을 위한 모임(새호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호남 지역에 대한 예산배분 등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다.

이 의원은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 데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관심과 지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새로운 보수정당 창당을 통해 정치권이 호남에 대해 어떻게 봉사할 지를 더욱 무겁게 생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촛불의 민심과 5·18 민주화운동의 민의를 헤아리는 정당 만이 집권정당이 될 자격이 있다. 그동안 보수정당은 국민의 뜻을 외면하는 정책을 폄으로써 스스로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등반을 통해 확인한 회원들의 뜻을 받들어 국민을 최고로 여기는 정당을 만들겠다. 엄중한 시국에 창립된 오봉산악회 광주·전남지부 역시 향후 지역 발전에 기폭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이 의원은 본지 기자와의 별도 전화통화에서 "나 혼자 독자적으로 창당하겠다는 뜻은 아니고 앞으로 새누리당이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서면 호남의 민심을 담아내는 보수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17회)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한 경제통이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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