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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한 시즌, FA컵도 꿈꾸는 'FC서울 캡틴' 오스마르

중앙일보

입력

오스마르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FC서울의 중앙 수비수 오스마르(28·스페인)는 특별한 한 시즌을 보낸 외국인 선수다. 축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처음 주장을 맡았고, FC서울의 K리그 클래식(1부) 우승을 이끌었다. 수비수지만 그는 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에도 당당히 올랐다.

그랬던 오스마르가 시즌의 '화룡점정'을 찍을 기회가 찾아왔다.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축구협회(FA)컵 결승전이 그 무대다. 27일과 다음달 2일 두 차례 열릴 FA컵 결승전은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 매치로 열린다. 서울의 '캡틴' 오스마르로선 당연히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시즌을 마친 뒤 만난 오스마르는 "주장으로서 맞이한 첫 해에 기쁘면서도 영광스러웠다. 팀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뻤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주장이 되자'면서 다른 선수들이 따르게 만드는 철학으로 서울의 팀 분위기를 시즌 내내 긍정적으로 다지게 만드는데 기여했다. 그는 "내가 먼저 규율을 지키고 다른 동료들이 따라오게 만들려고 했다. 최대한 팀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훈련할 때나 경기할 때만큼은 진지하게 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10점 만점에 8.5점 정도는 한 것 같다"고 밝힌 오스마르는 "모든 팀 구성원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했던 게 좋은 결과(우승)로 이어졌다. 동료들에게 더 고맙다고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스마르는 태국 프리미어리그 부리람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뒤, 지난 2014년부터 서울에서 뛰고 있다. 중앙 수비수라는 막중한 포지션을 묵묵히 소화해내면서 어느새 서울뿐 아니라 K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로 떠올랐다. 지난 9월에 그는 세 시즌만에 통산 100경기를 채우기도 했다. 또 올시즌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도 뽑혔다.

오스마르는 "스페인에서 뛸 땐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했던 무대다. 한국에서도 프로다운 클럽 철학이 갖춰져있고, 선수들이 경기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오주장' '오대감'으로 불리는 오스마르는 틈틈이 한국어도 배운다. 그는 기자에게 '안녕하세요. 오스마르입니다. 반갑습니다. 어제 밖에 갔다 왔어요.'라는 간단한 한국어도 구사했다. 그는 "몇몇 팬이 한국어 책을 선물해줘서 공부하긴 했는데 많이 부족하다"며 쑥쓰러워했다. 그는 "경기 전엔 무조건 한국 음식만 먹는다. 불고기와 비빔밥, 된장찌개는 정말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기도 했다.

오스마르가 올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지난 7월 아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내 타마라(27)는 오스마르가 선수 생활을 하는데 든든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오른손 넷째손가락에 '러브 해펀즈(Love happens)'라는 타투를 새기고 경기에 뛴다. 아내와 약혼할 때 끼었던 반지 자리에 그대로 메시지를 새겼다. 그는 "경기 도중에 힘들 때 손가락의 메시지를 보고 힘을 얻으면서 뛴다"고 설명했다. 아들을 얻은 뒤, 오스마르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더 책임감을 갖고 뛰고 있다.

화려한 1년을 보낸 오스마르지만 앞으로 중요한 두 경기가 남았다. 수원 삼성과의 FA컵 결승전을 이기면 지난해에 이은 FA컵 2연패뿐 아니라 구단 첫 더블(리그·FA컵)을 달성한다. 그는 "굉장히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는 팀은 FC서울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될 거라 믿는다"면서 "수퍼매치이긴 하지만 이번 경기는 우승컵을 다투는 결승전이다. 이기는 팀이 모든 걸 갖는다. 결승전이라는 것만 집중하고 우승을 위해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원 삼성을 향해 그는 "우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팀이다. 그런 챔피언을 수원이 상대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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