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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40편 비틀어 읽는 재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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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우화의 서사학
김태환 지음
문학과지성사
256쪽, 1만3000원

무려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에서 쓰여진 이솝우화를 근대문학의 독법으로 읽어낸 책이다. ‘여우와 신 포도’ ‘토끼와 거북’ ‘시골쥐와 서울쥐’ 등 이솝우화 40편에서 “본래의 서사적 긴장을 복원”했다. 교훈을 끄집어내겠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교훈 이면에 놓인 삶의 복합성을 최대한 펼쳐보인 것이다. ‘해와 바람’을 놓고 “힘은 척도에 민감하다. 해의 성공은 나그네 외투 벗기기 시합에 응하도록 바람의 마음을 움직인 데 있다. 척도를 결정할 수 있는 자보다 더 강한 자는 있을 수 없다”고 해석하는 식이다. 이 밖에 ‘욕망과 이성’ ‘의지와 능력’ 등이 이솝우화 한 편 한 편에서 뽑아낸 생각거리다. 서울대 독문과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는 “복합적인 것들을 단순화하고 축소시키는 모든 폭력적 논리에 대한 저항”이라고 했다. 비틀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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