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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 다리 사이로 셔틀콕 쳐내자 아이들 “우~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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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어떤 기분이 들어요?”

국민체육진흥공단 교육 프로그램
전교생 55명 파주 마정초교서 특강
“올림픽 금 딸 때만큼 소중한 시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죠. 여러분들 중에서도 금메달을 따는 선수가 나오길 기대할게요.”

이용대(오른쪽)와 국가대표 김사랑이 어린이들과 배드민턴 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파주=김춘식 기자]

이용대(오른쪽)와 국가대표 김사랑이 어린이들과 배드민턴 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파주=김춘식 기자]

배드민턴 전 국가대표 이용대(28·삼성전기)와 함께 한 어린이들의 눈이 반짝였다. 아이들은 이용대 형의 말 한 마디에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시범경기에서 현역 국가대표 김사랑(27·삼성전기)과 함께 다리 사이로 라켓을 휘둘러 셔틀콕을 쳐내는 고난이도 기술을 선보이자 아이들은 체육관이 떠나갈 듯 함성을 질렀다.

이용대와 김사랑은 지난달 말 ‘스포츠 스타 체육교실’의 특별 강사 자격으로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마정초등학교를 방문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스포츠 스타 체육교실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이 자원봉사 차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2015년 10월 시작된 스포츠 스타 체육교실은 내년 4월까지 전국 420개 초·중·고 및 대안학교에서 열린다. 배드민턴을 비롯해 양궁·탁구 등 30여 개 종목의 스타급 운동 선수들이 학교를 직접 찾아가 아이들을 가르친다. 스포츠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을 높여 학교 체육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스포츠 시설이 부족해 체육 활동을 마음껏 즐길 수 없는 학교가 우선 순위다. 이용대가 방문한 마정초는 파주 통일전망대 부근에 위치한 학교로, 전교생이 55명에 불과하다. 강사진 대부분은 올림픽 메달 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혜택을 받은 ‘체육 요원’들로 구성됐다. 체육 요원은 4주간의 기초 군사 훈련을 받은 뒤 자기 종목과 관련한 일에 34개월간 종사하면 병역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인정 받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체육 발전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도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봉사활동’ 항목이 추가됐다. 지난해 7월 이후 체육 요원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34개월의 복무 기간 중 총 544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이용대와 김사랑도 같은 경우다.

이용대는 이날 라켓을 쥐는 방법부터 빠르고 정확히 스매싱하는 방법까지 아이들의 수준과 눈높이에 맞춰 차근차근 지도했다. 이용대는 “운동선수로서 내 인생은 너무 앞만 보며 달려왔다. 지금은 예전엔 몰랐던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도 좋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운동하는 지금 이 시간도 무척 소중하다”며 “기회가 되면 산간벽지나 섬에 있는 학교도 가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파주=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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