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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독자위원회 2016년 하반기 정기회의] “미국 사회 변화 제대로 못 읽어 트럼프 당선 예측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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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독자위원 70명의 따끔한 충고

부산독자위원회가 지난 7일 최훈 중앙일보 편집국장(오른쪽) 주재로 열려 지면과 디지털 보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사진 송봉근 기자]

부산독자위원회가 지난 7일 최훈 중앙일보 편집국장(오른쪽) 주재로 열려 지면과 디지털 보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사진 송봉근 기자]

중앙일보 독자위원회(위원 70명) 하반기 정기회의가 최근 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에서 각각 열렸다. 독자위원들은 중앙일보 지면과 디지털 콘텐트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독자위원들의 쓴소리를 정리했다.

“팩트 이면의 잘못도 지적했으면”
“신중해서 이슈 보도 늦을 때 있어”
“빠른 사회변화 속도 잘 감지해야”
“모바일 시대 젊고 감성적 제목 필요”

◆서울 ▶이영애 법무법인 산지 변호사=1면 제목을 비교해 보면 개헌 뉴스 때의 경우 경쟁지는 중요 이슈가 무엇이냐를 알기 쉽게 부각했다. 반면 중앙은 에피소드 중심으로 풀어가 중요도를 따지는 측면에서 조금 떨어지는 듯했다.

▶이유나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박근혜·최순실 의혹 보도에서) JTBC가 특종을 선점해 중앙을 비롯한 신문들이 따라가듯 보도했다. 그래서 중앙 지면 주목도가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오성삼 인천 송도고 교장=미국 대선 보도를 돌아보면 언론들이 흥미와 선정성 측면에서 쏠림 현상이 있었다. 힐러리 클린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독자들이 생각하도록 만든 것은 언론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자 언론들이 사회조사방법론 측면에서 당선 예측에 문제가 있었다고 접근했다. 하지만 언론들이 미국 사회 변화라는 본질을 제대로 읽어 내지 못한 것 아닌가.

◆부산 ▶임영호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감각적인 부사·형용사를 써야 요즘 젊은이들이 본다. 제목만이라도 좀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 제목은 내용을 요약하는 게 아니라 느낌을 전달하는 거다.

▶류성욱 부산교육정책연구소장=조선과 해운산업 문제를 다뤘지만 정부가 다음 정권에 미뤄버린 상황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팩트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무엇이 잘못됐는지 지적해야 한다.

▶강경태 부산경실련 의정평가단장=10월 11일자 1면은 트럼프의 11년 전 음담패설 기사를 넣어 지면이 한가해 보였다.

▶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논설위원들이 바뀐다고 논조까지 바뀌면 문제다. 논설위원이 바뀌더라도 중심이 되는 가치는 항상 공유돼야 한다.

▶최영경 부산시학부모총연합회장=11월 2일자 1면에서 ‘중국 어선 위협에 기관총 700발’ 기사는 너무 적게 다뤘다.

▶차성환 부산참여연대 공동대표=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로 시끄러울 때 사설에서 국론이 분열되면 안 된다는 식의 글이 실렸다. 다양한 의견이 모여 국론이 통일되는 것인데 그런 과정을 생략하고 국론을 통일하자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다.

▶최상곤 부산세무사회장=신문이나 모바일 기사의 제목이 밋밋하다.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제목을 감성적으로 뽑아야 많이 클릭하고 신문도 본다.

◆인천 ▶이종린 인천지방변호사회 부회장=제목만 봐도 이슈가 되는 사안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중앙은 그런 면에서 좀 부족해 보인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중앙은 신중함 때문인지 일부 주요 이슈와 관련해 기사를 내는 시기가 늦을 때가 있다. 이로 인해 신문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다른 언론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석원 가림초등 교사=다양한 대학들의 소식을 다루지 않고 특정 대학 기사가 반복돼 이런 점이 나와의 관련성이 떨어져 신문과 멀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구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종교적 차원의 병역 거부는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선 관심사다. 그런데 이 문제를 신문이 처음부터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이은경 문화이음 다강 대표=9월 6일자 강신명 전 경찰청장 인터뷰 기사의 제목과 내용이 적절하지 못했다. 당시 백남기 농민이 살아있는데 가족들을 유족이라고 표현했다.

▶배병일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1면에 기사가 2∼3 꼭지밖에 없다. 기사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신문을 일일이 넘겨봐야 해서 불편하다.

▶우영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인터넷 신문의 경우 각종 기획기사와 관련한 영상과 그림이 자동으로 나와 보기가 좋다. 하지만 모바일에선 문제가 있다. 고화질 영상의 데이터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그대로 서비스해 잘 뜨지 않고 클릭하기 부담스럽다.

◆대전 ▶유병로 대전교총 회장=베를리너판이다 보니 경쟁지에 비해 광고량이 많아 보인다. 광고 지면도 상대적으로 커 보인다.

▶차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10월 17일자 1면에 “노무현, 북한 쪽지 보고받았다”라고 따옴표를 붙여 제목을 뽑았다. 외국에서는 따옴표로 처리하는 보도를 안 한다. 따옴표 안의 내용이 진실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진짜 사실 보도다.

▶노기수 대전시청 도시마케팅팀장=캠페인 광고에 양질의 콘텐트를 담는 것은 좋은데 기업 로고가 들어가면 금방 시선을 돌린다.

▶구미경 대전시의회 의원=사설에서 강한 주장을 해야 하는 데 너무 온건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부드럽게 대충 넘어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8일에는 광주독자위원회가 남윤호 중앙일보 편집국장대리(오른쪽) 주재로 열려 위원들의 고견을 들었다. [프리랜서 장정필]

8일에는 광주독자위원회가 남윤호 중앙일보 편집국장대리(오른쪽) 주재로 열려 위원들의 고견을 들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 ▶임낙평 국제기후환경센터 대표=중앙 1면은 무게감이 떨어진다. 시사성이 강하거나 정부정책에 반하는 기사들을 다른 신문보다 덜 다룬다는 느낌이 든다.

▶최경천 전 KBS 아나운서=오피니언면에 독자들의 기고나 글을 게재하는 게 타 신문에 비해 너무 인색하다. 영향력을 더 높이기 위해서라도 독자나 일반인 기고자를 많이 끌어들였으면 한다.

▶김원중 가수=중앙이 변화를 거듭했음에도 여전히 보수 편향적인 기사들이 있다. 시대는 분명히 변하고 있는데 변화의 속도를 기성세대나 기득권 계층이 감지를 못하는 것 같다. 빠른 변화를 통해 중앙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미디어가 돼야 한다.

▶박선정 광주대 음악학과 겸임교수=특정 사안을 심층적으로 다룬 기획기사가 미흡하다. 트렌드를 반영하는 기사·칼럼은 많은데 심층 기획물은 경쟁 신문보다 적어 보인다.

▶김균수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모바일이나 인터넷 중앙일보에서 선정적인 광고를 제한해야 한다. 그런 광고들 때문에 중앙일보의 좋은 콘텐트들이 묻힌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생 독자들도 자주 지적한다.

◆특별취재팀=장세정·홍권삼·전익진·황선윤·김방현·최경호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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