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영화(대통령) 두 편 연속 망쳤으니, 이제 잘 만들자" 시국비판글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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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방송인 윤종신이 현 시국을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남겼다.

윤종신은 21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평소 '첨예한 정치적 이슈에 성향을 드러내지 말자. 조용히 돕고 지원하고 힘을 실어 주자'가 내 모토였지만, 나 같은 사람의 소극적 표현 및 침묵이 파렴치한 사람들에 의해 악용될 수도 있다는 생각과 결정적으로 내 아이들이 살아 갈 세상이 더 나아지고 덜 유치해 지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는 생각에 조금 솔직해지기로 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이건 첨예한 이슈도 아니고 참... 그냥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선악 구분이 뚜렷한 구성이 더럽게 조악한 뻔한 영화 같다. 오래 보기 민망한 영화, 상영관 잘 못 들어가서 눈 귀 버린 영화, 재미 없고 짜증나고... 악인들이 심판받고 이 영화 빨리 끝냅시다"라고 썼다.

그는 또 "전 국민 감 떨어지니까, 빨리 괜찮은 다음 영화 만들자구요. 두 편 연속 망쳤으니, 이제 잘 만들 차례예요. 감독님들"이라고 덧붙였다.

윤종신은 현 정국을 영화 제작에 빗대 표현했다.

소시민적인 침묵 또는 정치 외면이 결국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태와 같은 파국을 초래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는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의 생각과도 궤를 같이 한다.

'두 편 연속 망친' 영화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탄생으로, 국민들의 잘못된 선택이 결국 지금과 같은 파국을 낳게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감독님들이 이제 잘 만들 차례다'라고 한 건, 나라의 운명을 위해 다음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들이 정말 잘 뽑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은유다.

배우 정우성·유아인·이준·신현준·김동완 등에 이어, 가수 윤종신도 작금의 정치상황과 관련해 자신의 소신을 거리낌없이 피력하는 문화예술인 군에 합류했다.

<다음은 윤종신의 SNS 전문>

평소 '첨예한 정치적 이슈에 성향을 드러내지 말자...조용히 돕고 지원하고 힘을 실어 주자'가 내 모토였지만 나같은 사람의 소극적 표현 및 침묵이 파렴치한 사람들에 의해 악용될 수도 있단 생각과 결정적으로 내 아이들이 살아 갈 세상이 더 나아지고 덜 유치해 지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돕고 싶단 생각에 조금 솔직해지기로 했다... 이건 첨예한 이슈도 아니고 참... 그냥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선악 구분이 뚜렷한 구성이 더럽게 조악한 뻔한 영화 같다... 오래 보기 민망한 영화... 상영관 잘 못 들어가서 눈 귀 버린 영화... 재미없고 짜증나고... 악인들이 심판 받고 이 영화 빨리 끝냅시다... 전 국민 감 떨어지니까... 빨리 괜찮은 다음 영화 만들자구요... 두 편 연속 망쳤으니... 이제 잘 만들 차례예요... 감독님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