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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말 관객, 극장 대신 광장으로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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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난 주말 극장가에서는 할리우드와 국산 판타지영화가 승부를 겨뤘다. 결과는, 할리우드의 압승. 5년 만에 나온 ‘해리 포터’ 시리즈(2001~2011) 스핀오프 속편 ‘신비한 동물사전’(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이 개봉 첫 주말 관객 141만 명을 동원하며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최대 1431개 스크린에서 상영돼 첫 주 만에 193만 명을 끌어모았다. 스크린 수도, 관객 수도 압도적. 반면 나란히 개봉한 강동원 주연 판타지영화 ‘가려진 시간’(엄태화 감독)은 개봉 후 닷새간 최대 823개 스크린에서 35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이 영화의 총제작비는 약 80억원. 손익분기점이 약 250만 명임을 감안하면 저조한 출발이다.

한편 매주 토요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열린 촛불 집회는 극장 관객 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집회가 본격적으로 탄력받은 11월 들어서는, 전년 동기간에 매주 토요일 하루 평균 관객 수 90만 명대를 유지한 데 비해 최소 8만 명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주최 측 추산 100만 명가량 집회에 모인 11월 둘째 주 토요일은 총 관객 수가 62만1208명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간(94만4345명) 대비 34%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내부자들’(우민호 감독) ‘검은 사제들’(장재현 감독) 등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장악한 것처럼, 올해 역시 ‘신비한 동물사전’ ‘닥터 스트레인지’(스콧 데릭슨 감독) 등 흥행작이 포진해 있는 상황. 하지만 극장가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 정권에 대한 불신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생전 모습이 담긴 저예산 다큐멘터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의 이례적 흥행으로 이어졌다. 개봉 4주차를 맞은 지난 주말 관객 15만 명을 돌파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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