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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손 잡고 싶던 대통령, 치우고 싶은 대통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명 관광지에서 대통령의 사진이 사라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 28일 들렀던 울산 일대의 상점들은 최근 가게 문에서 대통령의 얼굴 사진을 떼어냈다. 손님들이 "박근혜 사진을 붙여놓으면 과일을 안 사겠다"고 항의해서다.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술을 할인해서 판매하겠다'는 현수막이 걸리고, 대통령 방문기념 안내판의 박 대통령 사진은 얼굴 부분이 훼손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2014년 7월 다녀갔던 충북 청주시 서문시장 내 삼겹살거리의 상인들도 벽에 걸어놨던 대통령 사진을 떼냈다. 대통령 사진을 걸었던 식당 9곳 중 8곳이 사진을 없앴다.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이던 2012년 10월 23일 찾았던 광주광역시 남구 노대동 노인 여가문화 복지시설인 빛고을노인건강타운에서도 박 대통령의 사진이 철거됐다.

엄태석 서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실물경제와 밀접한 중소상인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흔적 지우기는 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바닥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는 걸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의 울산, 2년 전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4년 전 광주의 노인 복지시설. 당시 방문한 박 대통령을 맞이하던 국민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박 대통령을 본 국민들은 미소를 지으며 환호를 보내고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리고 이제, 그 손으로 대통령의 흔적을 치우고 있다.

이진우 기자
[영상 비디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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