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 거르지 말고 세끼 먹되 간식 줄여야

중앙선데이

입력 2016.11.1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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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호 24면

일러스트 강일구 ilgook@hanmail.net

‘나잇살’이라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찌는 살을 말한다.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배가 나오고 젊을 때 군살이 없던 곳에도 살이 붙기 시작한다. 몸에 지방이 늘고 근육은 준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포함해 각종 질병 위험이 높아진다. 흔히 말하는 노인 비만이다. 그래서 살을 빼기로 결심한다. 운동을 하자니 힘이 들고 안 하자니 건강이 걱정된다. 노인의 딜레마다. 그래서 노인의 운동과 다이어트는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노인은 건강을 위해 운동과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살을 빼는 게 능사는 아니다. 많은 연구결과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신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0~25인 사람보다 20이하인 사람의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는 “노인에게 살을 무조건 빼라고 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라며 “나이가 들면서 갑자기 체중이 늘었거나 합병증이 생긴 경우가 아니라면 몸무게를 줄이려고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지방과 근육의 분포다. 노인비만을 두고 흔히 ‘근감소성 비만’이라고 한다. 근육이 줄고 지방이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근감소성 비만이 심각한 이유는 단순하다.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는 경향)이 근감소성 비만에서 높아진다. 또 콜레스테롤 이상, 당뇨병, 지방간 위험도 커진다. 반대로 근육이 늘어나면 이 같은 위험이 줄고 면역력이 높아진다.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는 “노인은 지방이 늘고 근육이 줄어드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어떻게든 이를 막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은 복부부터 빼야 한다. 60~80대의 경우 복부비만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다. 의학에서는 노인의 비만을 평가할 때 체중보다 배 둘레를 중요시 한다. 성은주 교수는 “뱃살이 없으면 살을 뺄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말랐어도 뱃살이 많으면 운동으로 열심히 빼야 한다”고 말했다. 배 둘레는 남성 90㎝, 여성 85㎝를 기준으로 삼는다.


뱃살을 빼는 데는 유산소 운동이 시간 대비 가장 효과적이다. 평지를 걷는 것이 최고다. 그렇다고 강도 높게 장시간 걸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다음날 가뿐하게 일어날 만큼 걷기 시작해 조금씩 시간을 늘려나가는 게 좋다. 계단을 오르는 것은 근육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계단을 내려오는 것은 관절에 무리를 준다.


무릎 관절이 안 좋거나 최근 1년 안에 걷다가 넘어진 경험이 있다면 걷는 것보다는 실내 자전거, 수영 혹은 물에서 걷기를 하는 것이 좋다.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어서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선욱 교수는 “최근 1년간 넘어진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다시 넘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평소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노인의 경우 집에서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시간이 많다. 앉아 있는 시간만 줄여도 비만 위험이 줄어든다. 김양현 교수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0세 이상 노인 1565명을 분석한 결과 하루 5시간 넘게 앉아 있는 남성은 5시간 미만으로 앉아 있는 남성보다 비만 위험도가 1.54배 높았다. 여성 역시 사회경제적 요소를 고려했을 때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비만 위험도가 1.24배 높았다. 김양현 교수는 “만약 운동하는 게 귀찮다면 앉아 있는 시간부터 줄여야 한다”며 “전화 통화할 때나 TV에서 광고가 나올 때 일어나 걷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먹는 양은 줄이지 말아야 한다. 하루 세끼를 먹는 게 좋다. 굶거나 먹는 것을 줄이면 지방보다 근육이 더 빠지기 쉽다. 대신 간식은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노인의 경우 간식 때문에 끼니를 챙기는 데 소홀해지거나 균형 잡힌 식사를 하기 어렵다.


단백질 섭취는 늘려야 한다. 단백질이 근육의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체중(㎏) 당 하루에 1~1.2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김선욱 교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단백질을 적게 섭취한 사람일수록 노쇠하고 근감소증이 많다”며 “단백질을 끼니마다 고르게 먹는 것보단 식단에서 기복을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저염식이 건강에 좋다곤 하지만 입맛이 없어 먹는 양이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식사와 운동은 따로 하는 것보다 같이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김 교수는 “운동만 하거나 단백질 섭취만 하는 것은 효과가 별로 없다. 함께 해야 확실히 효과가 있다”며 “단, 식사 후 바로 운동을 하는 것이 혈당 기복을 잡아 줄 수 있어 건강에 더 좋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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