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미국] NYT “클린턴 당선 확률 84%” 미 주류 언론 망신

중앙일보

입력 2016.11.10 02:24

업데이트 2016.11.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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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뿐 아니라 미국 주류 언론의 참패였다.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언론은 일찌감치 클린턴 지지를 표명했다. 대선 기간 내내 트럼프의 언행을 공격하면서 클린턴의 잘못은 비교적 작게 다뤘다.

이 같은 언론의 보도 행태는 기성 정치권과 언론이 유착됐다고 믿는 트럼프 지지자들을 분노하게 했다. 트럼프가 “편향된 언론이 선거를 조작하고 있다”며 맞서자 많은 유권자가 트럼프의 주장에 동조했다. 지난 3일 갤럽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2%가 “언론이 클린턴에 편향돼 있다”고 응답했다. 언론이 트럼프 쪽으로 편향돼 있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8%에 불과했다.

편향 보도에 여론조사 예측 틀려
WP “트럼프 측 의견 소홀” 반성

언론은 여론 동향 파악에도 완전히 실패했다. 개표 직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언론은 클린턴의 당선을 거의 확실시했다. 클린턴의 당선 확률을 NYT는 84%, 허핑턴포스트는 98%로 봤다. 비교적 낮은 71.4%의 당선 확률을 제시한 통계전문가 네이트 실버는 인터넷매체 복스 등 언론으로부터 “여론조사를 클린턴에게 불공정하게 분석했다”는 비난까지 당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 플로리다·위스콘신·미시간 등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앞섰던 지역 대부분을 트럼프가 싹쓸이했다. 지난 6월 ‘브렉시트 ’ 국민투표에서 EU 잔류파가 여론조사 우위에도 불구하고 패배했던 것과 비슷한 결과다. NYT는 “미국 기자들은 불과 수개월 전 유럽 언론이 브렉시트 여론조사에 실패하는 것을 보고서도 트럼프가 크게 뒤처진다고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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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언론은 뜻밖의 결과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승리 후 기사를 통해 “우리 기자들은 트럼프 지지층을 취재하면서도 이들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 나아가 우리가 원하는 여론조사 결과만 보며 안도감을 느꼈다”고 자조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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