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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로 수학여행 온 반가운 해제중

중앙일보

입력

해제중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경주 불국사 숙박단지 유스호스텔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경주시]

해제중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경주 불국사 숙박단지 유스호스텔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경주시]

"억쑤로 반갑심더." 지난 8일 오후 1시 경북 경주시 불국사 숙박단지의 한 유스호스텔. 최양식 경주시장과 김대유 경북관광공사 사장이 황남빵 200개, 곰 인형 2개, 커다란 꽃다발을 챙겨들고 나타났다. 그러곤 유스호스텔에 묵고 있는 전남 무안군 해제중학교 학생과 교사들을 찾아 "멀리 전라도서 여게까지 수학여행을 와줘 참 반갑고 고맙심더"라며 황남빵 등을 전달했다.

9월 12일 규모 5.8의 경주 지진 발생 후 처음으로 경주에 전라도 수학여행단이 나타났다. 지진 발생 후 꼭 57일 만에 경주를 찾은 반가운 손님이다. 해제중은 학생과 교사 등 110명으로 수학여행단을 꾸려 지난 7일 사흘간의 일정으로 경주를 찾았다. 이들은 9일까지 불국사 숙박단지 유스호스텔에 머무르며 불국사·석굴암·대릉원·천마총·동궁과월지 등 경주의 주요 유적지를 견학하고 돌아간다.

해제중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경주 석굴암 인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경주시]

해제중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경주 석굴암 인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경주시]

경주는 수학여행 명소다. 연간 전국 800여 개 학교에서 56만여 명의 학생이 매년 불국사가 있는 경주로 수학여행을 온다. 지진 발생 전인 올 5월 이전에 520여 개 학교 36만여 명이 다녀갔을 정도다. 계획대로라면 9월부터 11월까지 280여 개 학교 20만여 명이 불국사 주변 27개 숙박시설을 찾아야 하지만 지진 발생 후 수학여행단은 모습을 감췄다.

이런 분위기에서 해제중의 경주행은 쉽지 않았다. 학부모들이 경주가 수학여행 명소여서 2~3년에 한번은 늘 찾는 곳이지만 또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까하고 불안해하면 서다. 이에 홍명표 교장 등은 이달 초 경주를 찾아 천마총과 불국사 숙박단지 등 학생들이 거쳐가는 경주 곳곳을 사전에 답사했다. 그리고 무안으로 돌아가 학교운영위원회에 "경주는 안전하다"고 알리면서 경주행이 확정된 것이다.

이상영 경주시 관광컨벤션 과장은 "해제중 교사들도 경주가 수학여행지로 전혀 안전 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며 "해제중의 수학여행이 기폭제가 돼 내년 봄부터 경주 수학여행이 다시 활기를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주=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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