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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국회서 국가전략포럼 주최 ‘비상시국 대토론회’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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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차 국가전략포럼 비상시국토론회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제18차 국가전략포럼 비상시국토론회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 중진과 각계 원로가 9일 오전 ‘비상시국 대토론회’를 열고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김무성·김종인 의원 등 여야 중진과 사회 각계 인사 참여
김진현 이사장 “배반·반성·참회 통해 제2 개국 해야”

국가전략포럼(회장 김진현)이 주최한 비상시국 대토론회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새누리당 김무성·이주영·나경원·김세연 의원과 민주당 김종인·김부겸 의원,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영담 스님, 박남수 전 천교도 교령,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 등 각계 원료가 참여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국정공백 상태가 발생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표류·좌초 위기에 놓여 있는 대한민국호(號)를 어떻게 회생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가전략포럼은 2014년 발족한 단체로, 한반도선진화재단·흥사단·인간개발원·범시민사회단체연합 등 10여 개 NGO의 현직 CEO만으로 구성된 밀도 있는 포럼이다.

김진현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1876년 서세동점(西勢東漸) 앞에 문화개방 이후 네 번째, 140여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며 “특히 이 총체적 위기를 피해갈 사람·기관·제도가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해법으로 ‘반성과 배반’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박 대통령 지지 보수세력에서 진작 배반자가 나왔더라면 최순실 게이트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주군을 위한 묘소 가꾸기나 기념사업회를 할 시간과 돈과 정성으로 주군의 성공 신화 만들기에 희생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을 도와주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지난날을 참되고 배반하고 반성하고 참회하면 새 주류를 형성할 수 있다”며 “새 주류에 의해서만 자주 독립 새 문명창조의 제2의 개국, 제2의 독립이 온다”고 강조했다. 김진현 회장의 개회사를 발췌해 싣는다.

제2 개국(제2 독립)의 새 주류 형성

‘배반, 반성, 참회를 거친 승화만이 개벽의 길을 연다’

지금 대한민국과 한 민족은 1876년 서세동점앞에 문화개방이후 네 번째(1905~10, 1945~50) 그리고 140년 만의 최대 위기 절대적 위기를 맞았습니다. 우리 안도 위기이고 또 남북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합쳐보면 더욱 위기입니다.

누구도 이 총체적 위기를 피해갈 자유로운 사람, 기관, 제도는 없습니다. 누구도 이 절대적 위기의 책임을 모면할 수 있는 사람 기관 제도는 없습니다. 세월호, MERS, 김경준, 우병우,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 정권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되어버린 이들 이름 뒤에 붙은 ‘사태’, ‘사건’, ‘스캔들’, ‘게이트’들에서 우리는 ‘박근혜’가 얼마나 잘못된 대통령 임을 비판해야 합니다. 또한 그리도 잘못된, 그런 트라우마 덩어리가 국회의원 당대표에다 대통령까지 된, 그런 결과가 일상이 된 이 나라의 정치행태 정치문화 투표행태에도 자괴해야 합니다.

이 참담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여러 방안 대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게 국가냐고 통곡하는 절절한 비극 앞에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것은 왜 초대 대통령부터 지금 대통령까지 한 사람도 예외없이 그 최후가 국가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너무나 비극적일 뿐 아니라 때로는 너무도 더러운 ‘가족 스캔들’로 이 나라 얼굴에 먹칠을 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는 ‘원초적 진실’을 깊이 그리고 또 깊이 묻고 정리하는 것입니다.

왜 한 사람의 대통령도 우리 자식들과 손자들에게 그 인격을, 그 사람됨을 우러르라고 권장할 착한인간, 나라의 어른이 없었을까요. 망명하고 총맞고 자살하고 아들 형제 사돈들이 그리고 본인들까지 부패로 감옥가고… 이제 그 차례가 박근혜에게까지 왔습니다.

대한민국은 한반도 역사에서의 정통성으로 보나 근대화 과정에서의 성취 즉, 정치민주화 시민 자유 근대경제성장 사회다원성 교육·과학기술 선진화 해외로 뻗는 시민들 성공의 기록으로 보나 1945년 이후 독립한 140개 가까운 제3세계 국가 중 자유 평등 진보 공화의 가치를 제도화 한 유일한 나라로 인류사적 기록과 공헌을 남긴 인류의 자산입니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단군 이래 우리 민족이 성취한 특히 건국 이후 성취한 자랑스러운 기록이 동서양을 융합할 수 있고, 21세기 인류미래를 열수 있는 근거(context)와 뿌리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야 하는 자랑스러운 의무를 지고 있습니다.

이런 성취는 우리 모든 국민, 참여자 심지어 반면 거울로서의 참여거부자들까지 포함한 이 나라 모든 국민들의 성취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2016년 오늘 내우외환의 세기적 민족적 절대 위기에 처했습니까. 성공의 신화, 기적의 영웅화에 도취했기 때문입니다. 자만과 안주가 지나쳤기 때문입니다.

마치 한강의 기적은 박정희와 그 부하들과 재벌들만이 했고 민주화의 기적은 YS DJ 노무현 심지어 JP같은 권모술수 정치꾼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처럼 영웅화 신격화 하기 때문입니다. 이 성공의 기적은 탄허 스님의 말씀을 빌리면 선조들의 인고와 보복하지 않은 공덕의 은덕이고 현실에서는 ‘서초동 세 모녀’의 너무나 눈물겹고 심지어 신성스럽기까지 한 순정 희생의 덕입니다. 그리고 후발자의 이익과 외부의 원조와 지도까지 합쳐진 덕입니다.

이제는 겸손해야 합니다. 반성하고 참회화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승화하고 부활해야 합니다. 제2의 독립, 140년만의 제2의 개국을 각오해야 합니다. 성공의 신화, 기적의 주인공을 자부하는 이들, 그 주변에 주군 모시는 엘리트들에게 호소합니다.

배반하십시오. 당신 주인들을 객관화시키고 진정으로 길게 살리기 위하여 온건한 배반을 하십시오. 나라의 절대위기를 구하기 위하여 그리고 진실과 정의와 평화의 대의를 위하여 소리를 배반하여 주십시오. 당신 주군들의 화려한 묘소 가꾸기와 기념사업회 꾸리기와 정기적으로 참배하는 그런 시간과 돈과 정성으로 당신 주군들의 성공신화 만들기에 희생된 사람들, 소외시킨 사람들, 희망을 잃은 흙수저 젊은이들을 도와 주십시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을 배반하십시오. 박근혜 지지 보수세력에서 진작 배반자가 나왔더라면, 박근혜 대통령되기 전부터의 ‘친박연대’가 진작 정성어린 배반자가 되었더라면 최소한 오늘의 박근혜-최순실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나라의 기득권들도 개과천선하니 이 나라의 새 기둥이구나 어른이구나 하는 감격을 만들어 보십시다.

가장 철저한 배반과 반성과 참회를 통하여 이 나라 주류, 정체성의 주류를 새로 새워야 합니다. 경제 제1주의의 신화가 결국 얼마나 이 나라의 정신을 부패시키고 안보의 근간을 무너뜨렸습니까. 민주화제1주의가 얼마나 이 나라 공동체규범을 무너뜨리고 ‘민주화운동권’의 시대역행 행태가 정치문화를 오염시켰습니까.

성공했기 때문에 더 양보해야 하는데 더욱 더 탐욕했고 신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더 겸손해야 하는데 더욱 더 군림했습니다. 그리하여 존경과 인내와 양보와 소통이 단절된 나라,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간의 신뢰, 사람과 제도간의 신용, 시민과 국가(사회공동체)간의 연대협력이 무너진 나라,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가 OECD 국가 중 최하위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더욱 우리를 전율케하는 것은 140년 전 문호개방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는 위기 앞의 적전분열(敵前分裂) 현상입니다. 위기 자체보다 위기에 대처하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미래 준비가 부족했고 위기 앞에 적전분열하는 내부 갈등으로 굴욕, 피식민, 분단-전쟁의 비극을 맞았습니다.

선진국도 후진국도 내향의 민족주의 보호주의, 인종 언어 종교의 대립과 분열, 정치와 경제의 포풀리즘, 반자유주의 반진보주의 반다원주의 반지성주의 반이상주의 반엘리트주의의 반동이 휩쓸고 있습니다.

허무주의가 밑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미국도 영국도 독일도 프랑스도 베껴야 할 모델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자력으로 대한민국을 끌고 가야 합니다. 제2의 개국, 개벽이란 뜻은 진실로 우리의 주체적 자생적 힘으로 나라와 사회공동체와 시민의 평화와 안전과 삶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짜 독립, 140년만의 독립 자립 자주의 길을 찾는 것입니다. 안보자립의 의지, 평화독립의 의지, 생명자원(에너지, 먹거리, 물, 환경)자립의 의지를 다져야 합니다. 우리가 성취한 전통과 근대의 기록을 미래 21세기 지구촌 새 질서 창조의 요구와 충실히 맞물리면 개벽의 길 부활의 길이 나옵니다.

우리 모두는 성공신화와 기적 스토리의 주인공이기도 하고 우리 모두가 2016년으로 상징되는 140년만의 대한민국 한민족 절대위기 생성의 죄인들이기도 합니다. 진실에 대한 외경, 역사의 진실과 정의에 대한 믿음, 인의 자비 사랑에 대한 충실로 참회하면 반드시 부활의 길 개벽의 길을 열 수 있습니다.

지나간 140년은 피식민, 가난 분단 전쟁의 눈물의 시간이었으면서 동시에 성공 개척 번영 평화의 환희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 140년의 경험을 겸손히 여과 발효 승화시키면 새 길을 열 수 있습니다. 우리하기에 달렸습니다. 그런 지난날을 참되게 배반, 반성, 참회하면 새 주류를 형성 할 수 있습니다.

새 주류에 의해서만 자주 독립 새 문명창조의 제2개국 제2의 독립이 옵니다. 이 나라와 세계가 필요한 제3의 길, 개혁보수와 온건 진보로 짜여진 새 주류가 제2의 개국 제2의 독립의 길을 열 수 있습니다. 140년만의 독립자주의 새 길은 대한민국만이 아니라 세계인류지구촌이 부르고 있습니다.

배울 모범의 나라가 사라진 인류지구촌에 21세기 새 문명, 새 대안질서 창조의 길을 찾는 것이 또한 제2개국 제2독립으로 가는 동행의 길입니다. 우리 모두 배반합시다. 반성합시다. 참회합시다. 그리하여 승화하여 대한민국의 새 주류로 나섭시다. 제2개국 진짜 독립의 길을 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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