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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둑 간장게장이 미쉐린 별 받았다… 3스타는 라연·가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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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한국인 밥상의 대표적인 ‘밥도둑’ 간장게장이 세계적인 미식 평가서 미쉐린(미슐랭) 가이드의 선택을 받았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간장게장 및 한정식 전문식당 ‘큰기와집’이 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공개된 ‘미쉐린 가이드 2017 서울 편’에서 별 1개를 받았다. 큰기와집은 1975년 전남 목포에서 ‘남도식당’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99년 현재 자리로 옮겼다. 청주 한씨의 300년 대물림된 장맛을 계승한 모친 남궁해월씨를 이어 현재는 한영용 대표가 운영 중이다. 호서대 벤처대학원에서 발효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한 대표는 서해 연평도에서 공수한 꽃게를 7년 숙성한 조선간장에 담가 신선하고 짜지 않은 간장게장을 선보여 왔다.

`큰기와집` 간장게장

`큰기와집` 간장게장
`큰기와집` 간장게장
`큰기와집` 간장게장

총 24개 레스토랑에 별을 선사한 서울 편에선 한국의 장(醬)과 발효문화에 대한 존중이 눈에 띈다. 조계사가 운영하는 사찰음식점 ‘발우공양’(종로구 견지동), 반가음식 기반의 모던 한식 레스토랑 ‘곳간by이종국’(여의도)이 각각 별1개와 2개를 받았다. 강남구 신사동의 진주식 한정식당 ‘하모’(1스타)도 포함됐다. 권숙수(2스타·신사동)·정식당(1스타·청담동)·밍글스(1스타·논현동)·이십사절기(1스타·신사동)·비채나(1스타·한남동) 등 모던 한식(뉴코리안) 계열도 줄줄이 명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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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예의 별 셋(3스타)은 모던 한식당 ‘라연’(신라호텔서울)과 ‘가온(강남구 신사동)’에 돌아갔다. 둘 다 한국적 식재료와 조리법을 활용해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다. 라연은 1988년 신라호텔에 입사한 김성일 총주방장이 이끌고 있다. 신라호텔은 한식당 ‘서라벌’을 2005년 없앤 뒤 2013년 ‘라연’으로 재개장하면서 모던 한식으로 탈바꿈했다.

‘가온’은 중식과 양식을 거쳐 13년간 한식에 매진한 김병진 셰프가 총괄하고 있다. 조태권 광주요 회장이 ‘한식 세계화’에 대한 열망을 담아 2003년 열었다가 경영 악화로 2008년 닫은 뒤 2015년 재개장했다.

프랑스에서 출발한 미식 가이드답게 프렌치 레스토랑도 다수 포함됐다. 프랑스의 미쉐린 스타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가 서울에 분점 형태로 운영하는 ‘피에르 가니에르’(롯데호텔서울)가 별 2개를 받았다. 2014년 문 연 ‘다이닝 인 스페이스’(1스타·종로구 원서동) ‘제로 콤플렉스’(1스타·서래마을) 등 비교적 신생 레스토랑도 포함됐다.

전체적으로 3스타 2곳, 2스타 3곳, 1스타 19곳으로 총 24개 식당이 별을 받았다. 본지가 올 초 전문가 62명 대상으로 예측 설문조사를 했을 때 ‘톱10’에 들었던 식당 중에선 5개가 포함됐다.

프랑스 미쉐린 본사의 마이클 앨리스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흥미진진하고 역동적인 서울에서 놀라운 수준의 식당들을 발견했고 이를 소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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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일 발표된 ‘빕 구르망’(Bib Gourmand·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맛의 음식점)에 포함된 36곳을 포함 총 140여개 레스토랑을 소개하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은 책자로 출간됨과 동시에 홈페이지(http://guide.michelin.co.kr)에도 공개됐다.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레드북

1900년 프랑스의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미슐랭)사가 운전자를 위해 발간한 빨간 표지의 여행안내서가 시초다. 신분을 감춘 평가원이 레스토랑을 방문한 뒤 5가지 평가 기준, 즉 ▶요리재료의 수준 ▶요리법과 풍미의 완벽성 ▶요리의 창의적 개성 ▶가격에 합당한 가치 ▶전체 메뉴의 통일성과 일관성에 따라 별점(1~3개)을 매긴다. 1스타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2스타는 요리가 훌륭하여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 3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하여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으로 정의된다. 서울 편은 세계에서 28번째 에디션이며 아시아에선 일본(도쿄, 교토&오사카), 중국(홍콩&마카오, 상하이), 싱가포르에 이어 네번째다. 일반 여행·관광 안내서는 그린 가이드(그린북)라고 부르고 서울 편이 2011년 나왔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lim.hyundo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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