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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 파리오페라발레단 주역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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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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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활동 중인 발레리나 박세은(27·사진)이 발레단의 두 번째 등급인 프르미에 당쇠르(Premier danseur·퍼스트 솔리스트)로 승격했다. 한국인 최초다.

1669년 설립 가장 오래된 발레단
한국인으론 두 번째 등급 첫 승격

파리오페라발레단은 5일(현지시간) 박세은이 내부 시험을 거쳐 3등급인 쉬제(Sujet·솔리스트)에서 2등급인 ‘프르미에 당쇠르’로 승급했다고 밝혔다. ‘프르미에 당쇠르’가 된다는 건 발레단의 대부분 작품에서 주인공을 연기한다는 의미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은 1669년 설립된 세계 최고(最古) 발레단이다. 러시아의 볼쇼이 발레단과 마린스키 발레단, 영국의 로열발레단, 미국의 아메리칸발레씨어터 등과 더불어 최정상급 발레단으로 꼽힌다.

단원은 카드릴(Quadrille·군무)→코리페(Coryphees·군무 리더)→쉬제→프르미에 당쇠르→에투알(Etoile·수석무용수)의 5개 등급으로 나뉜다. 현재 파리오페라발레단 단원은 150여 명이며 이 중 에투알은 17명이다.

어린시절부터 발레 신동으로 평가받던 박세은은 예원학교를 거쳐 서울예고 재학 중 영재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특히 2007년 로잔콩쿠르 1위, 2010년 바르나콩쿠르 금상 등 세계 주요 경연대회를 휩쓸며 일찍이 ‘콩쿠르의 여왕’으로 불렸다.

한국인으로는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에 이어 두 번째로 2012년 6월 오디션을 통해 파리오페라발레단 준단원으로 입단했다. 입단 2년 만에 쉬제로 초고속 승진했으며 2014년 12월 ‘라 수르스’로 전막 발레의 주역을 맡은 데 이어 이듬해 4월에는 클래식 발레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 주인공을 연기하며 입지를 다졌다.

무용평론가 장인주씨는 “텃세 심한 프랑스 예술계에서 아시아인이 주역에 오른 건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박세은은 “지금도 얼떨떨하다. 주위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머지 않은 시기에 파리오페라발레단이 내한 공연을 가진다면, 당당히 주역으로 한국 무대에 서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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