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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 "나라 망할 때까지 싸움만 했던 비잔티움 제국에서 교훈 찾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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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 조문규 기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최근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21세기북스)를 출간했다. 지난 2012년 출간해 38쇄까지 찍은 『술탄과 황제』의 전면개정판이다. 김 전 의장은 3일 통화에서 “제목 빼고 다 바꿨다”며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는 국가와 국민은 비극적 최후를 맞을 수 밖에 없다는 각오로 책을 다시 썼다”고 말했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개정판 펴낸 김형오 전 국회의장
"나라 망할 때까지 싸움만 했던 비잔티움 제국, 반면교사 삼아야"

책은 1453년 5월, 비잔티움 제국의 멸망으로 이어진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 함락 전쟁을 다룬다. 200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온 비잔티움 제국이 그간 유럽 지역엔 잘 알려지지도 않았던 오스만 투르크 세력에 의해 무너지는 과정을 밀도있게 파고 들었다. 김 전 의장은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와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트 2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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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의장은 “비잔티움 제국은 종교갈등으로 국론이 극심하게 분열된 상태였다”며 “콘스탄티누스 11세는 이를 통합할 능력과 강력한 리더십이 없었고, 그에 맞서는 세력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오스만제국의 메흐메드 2세는 인종ㆍ종교ㆍ국적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재를 능력 위주로 포용해 등용시켰다.

김 전 의장은 “한국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책을 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한국 사회의 위기와 관련, “현 상황에도 1453년의 교훈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비잔티움 제국은 서로가 자기 주장만 관철하려다 나라가 멸망할 때까지 싸움만 하고 말았다”며 “지금 한국 사회에서도 통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책은 지난 2012년 출간 때부터 호평을 받으며 38쇄까지 찍는 인기를 누렸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팩트를 추구하고 기술하기 위해 작가가 읽었을 수백 권의 책들과 고심의 흔적이 페이지마다 서려 있다”며 “복잡한 사건들을 쉽고 재미있고 발 빠르게 전개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 전 의장은 이 책을 “종군기자의 심정으로 썼다”고 했다. 이스탄불 현지에 수십일을 머물며 현장 답사를 수차례 했고 관련 영문 서적도 탐독했다. 그는 “2012년 책을 낸 뒤에도 연구를 계속 했고, 완벽을 기하고 싶다는 생각에 전면 개정판을 내게 됐다”며 “영문으로 번역해 출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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