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들린 여종" 신학생들 시국선언에 담긴 놀라운 비유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6.11.03 14:26

업데이트 2016.11.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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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학생시국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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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학생시국연석회의]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적인 문제를 꼬집은 신학생들의 시국선언문이 화제다.

28일 감리교신학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성공회대학교 등 7개 개신교계 대학들로 구성된 신학생시국연석회의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신학생들은 성서 속 바울의 이야기를 빗대며 최순실 게이트를 규탄했다.

시국선언문은 바울 일행이 빌립보에 도달했을 때 귀신이 들려 영험한 능력을 가진 여종을 만났다는 일화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종은 바울 일행을 따라 다니며 "이 사람들은 하나님이 종이며 구원의 길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종이 귀찮아진 바울은 여종에게 붙어있던 귀신을 쫓아냈다. 여종은 더 이상 영험한 능력을 갖지 못했다. 그러자 돈 벌이 수단이 사라진 여종의 소유자가 바울 일행을 매질하고 감옥에 가뒀다.

그 뒤 바울은 귀신들린 여종을 통해 돈을 버는 사회를 직시하지 못하고 단순히 귀신만 쫓아내면 된다는 식의 생각을 한 것을 반성했다는 것이다.

신학생들은 이와 같은 일화를 바탕으로 현 시국을 지탄했다. 신학생들은 "최순실이라는 귀신만 제거하면 박근혜라는 여종이 다시 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문제는)이 체제 자체에 귀신이 들려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최순실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 있는 한 사람이 대기업들로부터 수백억의 출연을 받아 재단을 세울수 있는 이 체제가 문제라는 것이다.

신학생들은 "공화국은 이미 끝났다"며 "무당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고 신전을 폐하라"고 촉구했다.

김하연 인턴기자 kim.ha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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