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 수사 곧 착수” 삼성 “수사에 적극 협조”

중앙일보

입력 2016.11.03 02:05

업데이트 2016.11.03 13:40

지면보기

종합 06면

삼성전자가 최순실(60)·정유라(20)씨 모녀 소유의 독일 현지법인 코어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승마 훈련 지원계약’을 맺고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건넨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최씨 모녀에게 35억 전달 확인
10억대 말 구입 외엔 용처 안 밝혀져
독일 예거호프 승마장 주인은
“정유라, 삼성이 254억 지원 말해”

그중 10여억원은 현재 국제승마연맹(FEI) 홈페이지에 정씨 소유로 등록돼 있는 그랑프리 우승마 ‘비나타V’를 구입하는 데 쓰였다. 나머지 20여억원의 용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최씨 측이 지난해 11월 구입한 비덱 타우누스 호텔(55만 유로·약 7억원) 매입비용, 최씨 모녀의 거주·생활비, 최씨 모녀의 수행인력 10여 명에 대한 인건비 등으로 전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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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이날 “삼성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현재 (K스포츠)재단이 아닌 다른 쪽으로 (최씨 측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기업은 삼성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승마계의 실세인 박모씨가 ‘유망주를 지원하는 데 돈 좀 내라. 선수단을 선발할 테니 독일로 보내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서에 6명을 지원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승마협회 파벌 싸움 때문에 선수단이 선발되지 못했고 결국 정유라씨만 지원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코어스포츠와 계약을 맺고 정씨를 위해 ▶말 구입 및 관리 ▶말 이동 특수 차량 대여 ▶현지 대회 참가 ▶정씨 수행인력 인건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당시 코어스포츠는 막 설립된 신생 회사였다. 삼성전자는 “승마협회에서 추천한 곳이었고, 당시 코어스포츠 대표에 헤센주 승마협회장 로베르트 쿠이퍼스가 올라와 있어 전문성을 믿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어스포츠는 최씨 모녀가 100% 지분을 보유한 ‘무늬만 외국 기업’이다. 지난해 11월 비덱스포츠로 이름을 바꾸고 대표 및 주주 명부에 정씨의 승마 코치(크리스티안 캄플라데)를 올렸지만 이 또한 실소유주인 최씨 모녀를 숨기기 위한 위장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계약은 지원 총액의 상한을 정하지 않은 이른바 ‘백지계약’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코어스포츠가 정씨의 승마 훈련 등에 필요한 경비를 청구서(인보이스) 형태로 요청하면 삼성이 석 달마다 실비 처리를 해 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계약서 작성에 관여한 독일 교포 박승관 변호사는 “상한 총액을 정하지 않은 계약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지원금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코어스포츠 계좌로 송금됐다. 삼성이 인정한 지금까지의 지원금액(약 35억원)보다 더 큰돈이 실제로 송금됐을 가능성도 있다. 정씨가 지난해 10월 체류했던 프랑크푸르트 인근 예거호프 승마장 주인 프란츠 예거에 따르면 정씨는 그에게 “난 삼성 소속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삼성이 2000만 유로(약 254억원)를 추가로 지원한다. 나를 도울 인력 10여 명이 오기로 돼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수백억원대 지원을 약속했을 수 있다는 의혹으로 연결되는 말이다. FEI 홈페이지에는 정씨의 소속 회사가 ‘팀 삼성:코리아(Team Samsung:Korea)’로 적혀 있었다. 이 부분은 지난달 22일 사라졌다.

삼성전자는 정씨를 위해 독일에서 ‘승마장’을 구해 줬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모나미의 해외 계열사는 지난 5월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루돌프 자일링거’ 승마장을 230만 유로(약 29억원)에 매입했다. 모나미는 이 승마장을 구입하기 수일 전에 99억원어치의 문구 납품계약을 삼성전자와 맺었다. 이에 따라 모나미가 삼성전자를 대신해 승마장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호진·임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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