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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전 총장, "법대로 하다가 잘려…최순실 사건 제대로 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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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전 검찰총장 2013년 열린 퇴임식에서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혼외자 의혹으로 물러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법대로 하다가 잘렸다"고 말했다. 2일 한겨레TV 시사탐사쇼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서다.

채 전 총장은 "눈치가 없어서. 자기(박근혜 대통령)만 빼고 법대로였다"며 "법대로 수사하라는 게 가이드라인이었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이 언론 인터뷰에 응한 건 3년 2개월만이다.

채 전 총장은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선 "수사능력이 탁월한 검사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맺어왔던 인간관계 등에서 과연 자유롭게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끈이 떨어졌으니 잘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채 전 총장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말을 잘 들으면 승진시키고 안 들으면 물먹이고 그렇게 하다가 이번 정권 들어와선 검찰총장까지 탈탈 털어서 몰아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검사들이 평범한 직장인으로 돌아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검찰 후배들에게 미안하고 또 속도 많이 상했다"고 덧붙였다.

채 전 총장은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 후배들에게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검찰 후배들에게도 간절히 부탁한다. 검사들에게 쥐어있는 칼자루는 법을 우습게 알고 지멋대로 날뛰는 바로 그런 놈들을 죽이라고 국민들께서 빌려주신 것"이라며 "마지막 기회다. 최순실 사건 제대로 해라. 사랑한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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