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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그 누군가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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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국무총리, 여당 대표도 몰랐던 개각이 발표됐습니다. 새 총리와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장이 새로 내정됐습니다. 하필 새누리당이 거국내각 구성 방안을 논의하던 중 청와대 발표가 나온 겁니다. 백날 떠들어봤자 소용없다는 허탈감이 전해집니다. 야당은 더더욱 몰랐습니다. 여소야대인데도 일언반구 언질이 없었다 합니다. 조건반사적인 반발이 터져나옵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냐, 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합니다. 이쯤 되면 국회 인준이 순탄치 않을 듯합니다.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시비는 인사의 내용보다 절차와 형식에 대한 것입니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된 김병준 총리 후보자는 성향상 야당쪽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그래서 최순실 정국의 수습을 위해 지명된 듯합니다. 이 역시 누군가의 코치에 의해 정해졌다는 풍문이 무성합니다. 그 누군가가 리더십의 새 장막이 되진 말아야 할 텐데, 하는 걱정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의 현실인식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됩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거나, 마이웨이 체질이 바뀌지 않았거나, 아니면 둘 다인 건 아닌지, 걱정과 의심이 뒤섞이고 있습니다.

검찰이 직권남용과 사기미수 혐의로 최순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그동안 나라를 떠들썩했던 것 치고는 혐의 내용이 좀 협소해 보입니다. 대통령의 연설문에 손을 댔다든가, 국가기밀에 접했다든가 하는 국정농단 차원의 혐의는 수사가 더 필요한 모양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추궁 없이는 국민의 공분을 삭힐 길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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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불안의 충격은 시장에도 반영됐습니다. 오늘 달러환율은 장중 한때 1152.3원까지 치솟았습니다. 1150원이라는 숫자는 4개월만에 봅니다. 그 뒤 소폭 하락해 전날보다 9.9원 오른 1149.8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엔화환율은 100엔 당 1100원선을 넘어섰습니다. 주가도 맥을 못 춥니다. 코스피는 1.42%, 코스닥은 3.24% 하락했습니다.

미국에선 FBI가 여당 대선 후보인 클린턴을 코너에 몰아넣었습니다. e메일 스캔들 재수사에 이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정실 사면에 대한 수사기록을 공개한 겁니다. 안 그래도 비호감 이미지가 강한 클린턴에게 연속해서 강펀치가 꽂힌 셈입니다. 클린턴 캠프에선 대선 개입이라는 불만이 끓어오릅니다. 11월 8일로 성큼 다가온 미국 대선 가도는 온통 서프라이즈(surpris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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