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씨 관련 기획사 설립 1년도 안 돼 대통령 행사, 현대차 광고 6건 따내

중앙일보

입력 2016.11.02 02:26

업데이트 2016.11.0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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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순실씨 측근으로 지목된 차은택씨는 영상제작자 겸 공연연출가 출신이다. 차씨는 이효리의 ‘유고걸’, 빅뱅의 ‘거짓말’ 등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해 이름을 얻었다. 또 SKT ‘붉은 악마’ 시리즈 등 여러 편의 CF도 연출했다. 현 정부에선 창조경제추진단장, 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며 ‘문화계의 황태자’로 불렸다. 그 모든 게 최순실씨의 위세를 등에 업은 덕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상황이다. 화려한 닉네임답게 차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 범위는 ▶미르·K스포츠재단 사업 개입 ▶광고일감 수주 과정 ▶정부 사업 및 인사 개입 등으로 광범위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첨단범죄수사부에 차씨 수사를 별도로 맡긴 배경이다.

늘품체조 제작비 3억 유입 단서
정아름씨에게 문자로 회유 정황

검찰은 차씨가 실소유자로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한 두 재단의 사업 개입 의혹 수사에 나섰다. 이 회사는 신생 광고기획사인데도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당시(올해 5월 26~31일) 미르·K스포츠재단과 함께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11억원을 챙겼다. 대기업 광고 수주에도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설립(2015년 10월 12일)된 지 1년도 안 돼 6편의 현대자동차그룹 광고를 제작했다. 신생업체가 대기업 광고를 직접 수주하는 건 드물다. 일감을 몰아준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검찰은 차씨 측근이자 플레이그라운드 대표인 김홍탁(55)씨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또 차씨 회사인 ‘아프리카픽쳐스’가 지난 2~9월 KT로부터 방송광고 6건을 수주한 경위도 수사 중이다.

차씨가 주도적으로 개입한 ‘늘품체조’ 관련 의혹도 주요 포인트다. 검찰이 10월 31일 압수수색한 ‘엔박스 에디트’는 차씨가 만든 유령회사다. 검찰은 늘품체조 제작비(정부 예산) 3억원가량이 이곳으로 흘러 들어간 단서를 잡았다. 최근에는 차씨가 늘품체조 관련자(정아름씨)에게 문자메시지로 회유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늘품체조는 정부에서 2년간 개발한 ‘코리아체조’를 제치고 국민체조로 채택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체조를 직접 시연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을 문체부 장관으로 입각시키려 했다는 의혹, 그가 중소 광고업체인 ‘컴투게더’를 인수하기 위해 이 회사에 지분을 넘기라고 강요했다는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 관계자는 “차씨가 다음주 중 중국에서 귀국할 의사를 밝혔으니 오는 대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송승환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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