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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페이, 유커 등에 업고 ‘글로벌 페이’ 야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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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개미 한 마리가 핀테크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인 핀테크기업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이 세계 곳곳에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앤트파이낸셜이 자사의 온라인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를 취급하는 해외 점포망을 늘리기 위해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협력사를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있다”며 “전 세계 소매업체 매장에 자체 기술 플랫폼을 배치해 장기적으로 비자·마스터카드와 경쟁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탈피 전세계 네트워크 추진
비자·마스터카드와 전면전 준비

앤트파이낸셜은 태국 재벌 CP그룹의 온라인 결제 자회사인 어센드머니홀딩스와 제휴한다고 1일 발표했다. 앤트파이낸셜은 지난 6월 이 회사의 지분 20%를 인수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더글러스 피긴 앤트파이낸셜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태국을 여행하는 중국인 대다수가 이미 알리페이 사용자”라며 “이들의 지급결제는 해외에서도 놓칠 수 없는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인도시장 공략에도 공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인도 최대 온라인 결제 업체인 페이티엠(Paytm)에 9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0%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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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지난해 4월 진출했다. 국내 백화점·면세점·편의점 등 3만여 개의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알리페이의 코드에 핸드폰을 대면 1초 만에 결제가 완료되고 세금 환급도 알리페이로 해결할 수 있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퍼스트 데이터(전자상거래)·베리폰(모바일 결제) 2곳과 서비스 협약을 맺었다. 현재 미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은 알리페이로 우버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런던의 해러즈 백화점, 건강식품 프랜차이즈 홀랜드앤드바렛도 알리페이와 협약을 맺었다.

해외 진출 기반이 되고 있는 것은 탄탄한 중국내 이용자층이다. 알리페이는 중국에서 점유율 1위다. 온라인·모바일 결제시장의 약 68%를 차지한다. 약 4억5000만 이용자를 확보했으며, 하루 평균 거래는 약 1억7000만 건(올해 1분기 기준)이다. 페이팔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씨킹알파(seeking alpha)는 “해외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것은 일단 늘어나는 중국인 해외 관광객의 지갑을 겨냥한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의 유통점에 알리페이를 보급하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전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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