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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서도 맥못춘 NC…두산 1승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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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두산 6 - 0 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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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과3분의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마이클 보우덴(오른쪽)을 안아 주는 포수 양의지. [창원=뉴시스]

136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오기 직전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30)은 포수 양의지(29)를 와락 껴안았다. 감사와 존경이 담긴 포옹이었다.

‘NC 킬러’보우덴, 삼진 11개 완벽투
양의지가 리드해 나테이박 묶어
KS 1·2·3차전 승리팀, 모두 우승
오늘 4차전 유희관·스튜어트 맞장

보우덴-양의지 배터리가 활약한 두산이 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3차전을 6-0으로 승리, 2년 연속 KS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KS 1~3차전을 모두 이긴 팀(9차례)이 우승에 실패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 가운데 4전 전승이 6번 있었다.

두산은 5회 초 김재환의 솔로홈런과 허경민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먼저 뽑았고, 9회 허경민과 박건우의 적시 2루타 등으로 4점을 얻었다. 7과3분의2이닝 3피안타·무실점·11탈삼진을 기록한 보우덴은 3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는 “내 야구인생에서 가장 큰 경기였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추운 날씨(섭씨 8도)에 영향을 받진 않았다. 양의지가 훌륭한 리드를 해줬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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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이 1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NC를 꺾고 3연승을 달렸다. 9회 초 1사 만루에서 적시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는 허경민(왼쪽 두 번째). [창원=뉴시스]

보우덴은 NC에 유독 강했다. 정규시즌 NC전에 3차례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1.17을 올렸다. 지난 6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NC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보우덴은 지난달 8일 LG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3이닝을 던진 뒤 24일 만에 공식 경기에 나섰다.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져 있었지만 파워는 넘쳤다. 양의지는 이 점을 영리하게 활용했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공배합으로 보우덴의 호투를 이끌어냈다.

보우덴-양의지 콤비는 포크볼로 카운트를 잡고, 타자 가슴 높이의 높은 직구(chest high fastball)를 결정구로 선택했다. 하이 패스트볼은 양날의 검이다. 타자 눈에 잘 보여 헛스윙을 유도하기 좋지만 힘싸움에서 밀리면 홈런을 맞기 쉽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4경기 접전을 치르고 올라온 NC 타자들의 배트 스피드는 보우덴의 직구 속도(최고 시속 149㎞)를 따라오지 못했다.

양의지는 “경기 초반 (보우덴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공이 높았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NC 타자들이 대응을 못 하더라. 그래서 하이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보우덴은 NC의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 강타선을 9타수·무안타·3볼넷으로 막고 삼진을 5개나 뽑아냈다. 보우덴의 하이 패스트볼은 특히 테임즈의 가슴을 집중공략했다. 1회 초 2사 1루에서 테임즈를 삼진으로 잡을 때, 4회 무사 1·2루에서 3루수 뜬공을 유도할 때도 가슴 높이의 빠른 공을 뿌렸다. 6회 2사 1루에서도 하이 패스트볼을 던져 테임즈를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7회까지 투구수 121개를 기록한 보우덴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이종욱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두산 벤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보우덴은 박민우와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마운드를 이용찬에게 넘겼다. 정규시즌 1위 두산의 유일한 약점은 불펜으로 꼽혔다. 그러나 KS에서 강력한 선발진이 완투에 가까운 피칭을 하고 있다. 1차전 더스틴 니퍼트(8이닝 무실점), 2차전 장원준(8과3분의2이닝 1실점)에 이어 보우덴도 마찬가지였다.

NC 선발 최금강도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였다. 4회까지 두산 타선을 무안타·무실점으로 막았던 최금강은 5회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홈런을 맞고 흔들렸다. 2사 이후에는 양의지·허경민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교체됐다. NC는 5회 원종현, 6회 임창민 등 필승 불펜요원들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날 3안타에 그친 타선이 역전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NC는 KS 3경기에서 단 1득점에 그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NC는 KS 1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재크 스튜어트를 4차전에 내보낸다. 두산은 유희관을 선발로 예고했다. KS 4차전은 2일 오후 6시30분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한국시리즈 3차전(1일·창원)

두 산   000 0 2 0   004 | 6
N C   000 000   000 | 0

(승) 보우덴 (세) 이용찬 (패) 최금강 (홈) 김재환 ② (5회 1점·두산)

양팀 감독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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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감독

보우덴이 워낙 잘 던졌다. 타자들도 집중력을 발휘해 잘 쳤다. 보우덴은 7회에 그만 던지고 싶다고 말했는데 8회까지 던지라고 했다. 힘이 떨어졌어도 마운드에 있는 것 자체가 상대에게 압박이 되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경험이 없어 부담을 가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자신있게 스윙하고 있다. 4차전에서는 리드를 잡으면 총력전을 펼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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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NC 감독

정규시즌을 마치고 나름대로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타자들이 잘 치지 못하고 있다. NC 팬들에게 답답한 야구를 보여드려 죄송하다. 상대 투수들이 좋은 공을 던지고 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에이스급 투수도 공략할 줄 알아야 한다. 홈 경기에서 한 번은 이기고 싶다.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창원=김효경·김원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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