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의 반퇴의 정석] (22) 재취업 프로젝트③ 1만 시간의 법칙에 따라 준비하라

중앙일보

입력 2016.11.01 00:01

업데이트 2016.11.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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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프리랜서 강일구]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10년간 한 우물을 파야 한다. 사전 경험과 지식이 많거나 재능과 소질이 있다면 훨씬 더 단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재취업을 위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면 거의 10년은 매달려야 풍월을 읊을 수 있게 된다. 이른바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어떤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루려면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1만 시간이란 게 얼마나 긴 시간일까. 하루에 3시간씩 1년을 투자하면 1095시간이 된다. 10년이면 1만950시간이다. 본업이 아닌 일에 하루 3시간 투자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노후가 길어져 60세 정년퇴직을 하고도 30년을 보내며 소일거리라도 찾아야 하는 반퇴시대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인생이 길어진 만큼 10년이란 세월이 결코 길지만은 않아졌다. 1970년대 기대수명이 61.9세였을 때 10년은 무척 긴 시간이었지만 기대수명이 80세를 훌쩍 넘긴 요즘은 상대적으로 짧아졌다. 따라서 인생이모작을 위해 뭔가 관심 가는 일에 10년을 투자한다는 자세로 도전할 필요가 있다. 물론 바쁘게 살다 보면 하루에 1시간 짬을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인생이모작 준비는 토끼형보다 거북이형이 바람직
이럴 때는 토끼와 거북이를 생각해 보자. 토끼가 제 아무리 빨라도 중간에 포기하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반면 거북이는 짧은 다리로 쉬지 않고 전진해 목표에 도달했다. 반퇴시대는 토끼보다는 거북이형 인생이모작이 바람직할 수 있다. 사람마다 취향과 개성이 다르니 일반화할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현업에 몰두하다 보면 인생이모작을 따로 준비할 겨를이 없는 건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인생이모작은 한 걸음씩 꾸준히 준비해 나간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1만 시간을 어디에 투입해야 할지가 관건이다. 현직의 연장선상에서 인생이모작을 할 수 있다면 따로 1만 시간이 필요없다. 하지만 지금은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빠르게 대체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됐다. 평소 해오던 일상적 업무는 인생이모작에 별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퇴직 러시가 벌어지고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범용화된 업무 지식은 가치가 높지 않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일자리 발굴 필요…이력서 점검
결국 1만 시간은 퇴직 무렵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일자리를 찾는 데 투입돼야 한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 자신에게 적합한 직무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어렵다. 그렇다면 자신의 이력서를 한 번 점검해봐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확실히 알아야 찾고 있는 재취업 대상이 좁혀진다.

이력서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ㆍ기능ㆍ능력(KSA, knowledge skill ability)을 보여준다. 교육 수준과 경력을 한눈에 보여준다는 얘기다. 따라서 취업을 희망하는 직무와 관련 없는 내용을 꾸역꾸역 적어넣을 필요가 없다. 이력에 아무리 좋은 학력과 경력이 적혀 있어도 새로 취업하게 될 직무와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스펙 쌓더라고 재취업에 쓸모없는 자격은 시간 낭비
이런 점에서 재취업을 준비하는 퇴직(예정)자는 넉넉한 시간을 두고 거북이처럼 조금씩 퇴직 후에도 통용될 수 있는 스펙을 쌓아 스스로 이력서를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평소 명확한 경력 목표를 세워야 한다. 무심코 이것저것 해봐야 나중에 적합한 직무를 찾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더구나 요즘은 자신이 취업하려는 회사의 특성과 직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중요해지는 추세다. 이는 당연히 면접을 통해 검증될 가능성이 크다. 스펙을 쌓더라도 쓸모도 없을 온갖 자격만 딸 게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 이 기사는 고품격 매거진 이코노미스트에서도 매주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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