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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사진관] 200장으로 보는 롯데타워 3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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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코리아 11월호 CEO갤러리에 실린 '한국 최고 빌딩 3년' 사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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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사진가 조정호

아마추어 사진가 조정호(작은사진)씨는 출근길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아파트 창문을 통해 보이는 아침 풍경을 매일 똑같은 앵글로 휴대폰으로 찍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한국 최고층 빌딩인 롯데타워 건설공사가 시작됐다. 3년간 1,000장이 넘게 찍은 사진의 스카이 라인에는 롯데타워가 한층 한층 올라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기록됐다. 그 중 200장을 추려 엮음사진으로 만들었다. 사진은 '시간과 공간의 기록' 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다음은 조씨가 직접 쓴 작가노트다.

"이른 출근길 아침,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도 예술작업은 가능하다. 3차원의 입체적인 현실세계를 2차원의 평면 공간에 기록하는 마법과 같은 사진의 마력에 빠져 중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항상 곁에 두고 다니면서 카메라는 앙리까르띠에 브레송이 말한 '결정적인 순간'을 담고자 했던 나의 또 다른 눈이 되어왔다.

필름부터 디지털까지 다양한 기종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지만 소개할 사진은 누구나 대부분 갖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이다. 이른 아침 출근길에 18층 아파트에서 천천히 올라오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옆의 창문을 열고 스마트폰을 살짝 밖으로 내놓고 동일한 구도로 찰칵!

3년간 1000일 넘게 해온 이런 극성스런 예술작업(?)의 결과물 200장을 추려서 꼴라쥬한 사진이다. 재미있게도, 의도와 상관없이 우리나라 최고층빌딩이 올라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기록되었다. 연말에 이사하면 이 작업도 곧 중단해야 할텐데 세상에 널린 것이 사진 소재이니 크게 아쉬울것도 없다. 다시 브레송의 말대로 '인생의 모든 순간들이 결정적인 순간들' 이니 말이다."

주기중 기자·사진 조정호 ING은행 서울지점 운영관리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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