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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지예술’ 거장 크리스 드루리…지리산 자락 찾아 ‘생태예술’ 수놓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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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영국 출신의 세계적 ‘대지예술(Land Art) 거장’ 크리스 드루리(68)의 작품 등 환경생태예술작품이 경남 하동의 지리산 자락에서 선보인다. 28일 오후 개막해 오는 11월 6일까지 열리는 ‘2016 지리산 국제환경생태예술제’가 그것이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예술제는 ‘다시 자연으로’(Back to the Nature)가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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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예술의 거장 크리스 드루리 작품. [사진 하동군]

예술제 조직위원회(위원장 유인촌)는 28일 오후 3시 하동군 적량면 동리 에코하우스에서 개막식을 한다. 개막식에선 한숙자 단장 등 ‘그린나래’ 단원 10명의 고전무용 단향무(端香舞), 인간문화재 하용부의 창작무 ‘영무’, 배우이자 경희대 연극영화과 교수 이영란의 ‘살풀이’가 펼쳐진다. 오후 4시30분부터는 메인공연으로 유인촌 위원장이 연출하고 단원 15명과 함께 하는, ‘이룰 수 없는 꿈’ 등 뮤지컬 3편의 주요장면이 펼쳐진다. 이어 세상에 존재하는 몸짓과 소리, 기(氣)를 표현한 예술공연도 선사된다.

생태아트파크에 69㎡ 규모 작품 설치
하동서 첫 국제환경생태예술제 열려
개막 공연 풍성…내달 6일까지 전시

예술제에선 크리스 드루리의 작품 1점과 김성수·유은자·김곤·이명희·정윤상·최준영 등 초대작가의 작품 6점, 예술제의 공모전 수상작품 12점이 전시된다. 김성수 예술제 집행위원장은 “이번 예술제는 지리산권 원시예술과 원형문화의 세계화를 목표로 일상이 예술이 되고, 자연이 예술이 되는 공공예술제와 공모전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으로 특별 초대작가인 크리스 드루리의 작품이 선보여 관심을 끈다. 그의 대지예술은 미술관이나 박물관 같은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자연의 모든 곳을 전시관이나 작품활동 무대로 삼아 펼치는 예술세계다. 인공적이고 인위적인 재료가 아니라 자연에서 나고 자라고 소멸하는 소재로 창작하는 자연주의의 한 장르다.

전시되는 작품은 하동을 상징하는 차나무와 자연 그대로의 돌을 소재로 창작한 ‘지리산 티 라인(Jirisan Tea Line)’. 지난 7월 드루리가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하동 지리산 일원을 둘러본 뒤 지난 10일 다시 방문해 13일간의 작업 끝에 완성한 것이다. 작품은 현재 하동군이 조성 중인 ‘생태아트파크’ 뒤편 지리산 자락에 설치됐으며, 28일 오후 2시 제막식 뒤 일반에 공개된다.

드루리 작품은 가로 23m, 세로 3m(면적 69㎡)의 사각으로 된 자갈밭 중간에 나란히 정렬된 돌 12개를 놓고 그 사이를 물 흐르듯 차나무를 심어 연결해놓았다. 나란히 정렬된 12개의 돌은 작품이 마주하는 산의 정상과 일치하게 배치돼 있다. 구불구불한 곡선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차나무는 12개의 돌에 활력을 불어넣고 해와 땅, 그리고 물과 연결된다. 하늘과 땅, 산과 물 사이의 균형, 즉 자연 속에서의 조화를 상징한다. 예술제를 기념해 29일 오후 1시에는 회남재 숲길 걷기대회가 열린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원시의 자연이 잘 보존된 지리산에 세계적 대지예술 거장의 작품이 국내 첫선을 보여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예술제를 계기로 하동이 생태예술의 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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