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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패산 총기사건] 총열 3~9개…심지 불붙여 쇠구슬 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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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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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총격으로 경찰관을 살해한 성모(46)씨로부터 압수한 사제총기. 성씨는 이 총기를 포함해 모두 16종의 총기와 7개의 칼을 가지고 있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서울 강북경찰서는 용의자 성모 씨가 사용한 사제총 중 일부를 공개했다. 범행 현장과 그의 가방 등에서 발견된 총은 모두 16개다. 경찰에 따르면 성씨는 “총기를 모두 직접 제작했다”고 진술했다. 공개된 총은 ‘ㄱ’자 형태의 나무에 지름 1㎝ 정도의 얇은 쇠파이프가 붙어 있는 형태다. 파이프 수는 총에 따라 다르다. 적게는 3개, 많게는 9개가 달려 있다. 파이프의 뒷부분은 화약으로 추정되는 물질로 막혀 있고 그곳에 심지가 박혀 있다. 이 심지에 불을 붙이면 화약이 폭발해 그 앞에 있는 쇠구슬 총알이 발사되는 방식이다. 방아쇠 등의 격발 장치는 달려 있지 않았다. 원시적 형태의 화승총이다. 경찰 관계자는 “파이프 하나당 쇠구슬 한 개가 들어가기 때문에 파이프 숫자만큼 총알을 발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범인이 직접 만든 사제총 16개
인터넷에 총기 제작법 널려 있어

인터넷에는 사제 총기 제작 방법이 널려 있다. 2013년 9월 강원도 평창에서는 강모(당시 61세)씨가 바람을 피운 내연녀를 살해하기 위해 사제 총기를 제작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또 같은 해 4월 대구에서는 아내와 이혼한 뒤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인 석모(당시 39)씨가 사제총을 난사해 경찰관을 포함해 3명이 다쳤다. 경찰 관계자는 “사제 총기를 제작하는 동호회가 있다는 정보도 있지만 사실상 단속은 어렵다”고 말했다.

글=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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