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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년층 임시직 비율, 한국은 34% OECD 평균은 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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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인의 평균 은퇴 시기는 남성 72.9세, 여성 70.6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남성 64.6세, 여성 63.2세)보다 7~8년을 더 일한다. 더 심각한 건 50세를 전후해 퇴직하고 20년 이상 임시·일용직과 같은 단순노무직을 전전한다는 점이다. 왜 다니던 회사만 나오면 갈고 닦은 역량과 노하우를 발휘하지 못하는 걸까.

청년기 OECD 평균 이상 역량
장년층에선 현저하게 낮아져

50대 경제활동인구 10명 중 7명은 고졸 이상의 학력을 보유하고 있다. 60대는 10명 중 6명가량이 중졸 이하의 학력이다. 직업도 50대는 전문가·사무직·관리직이 많고, 60대엔 단순노무직이나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학력이 이렇게 높은데도 은퇴한 50대가 고용시장에 재진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OECD에 따르면 55세 이상 64세 이하 장년층 중 임시직에 몸담고 있는 한국인은 33.9%에 달한다. OECD 회원국 평균은 8.4%다. 그나마 고용유지율은 23%에 불과해 OECD 평균(44%)에 한참 못 미친다.

더 충격적인 건 고학력자가 많은 한국 근로자가 나이가 들수록 역량이 급속하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청년기에는 OECD 평균을 웃도는 역량을 보이지만 장년층에 이르면 OECD 회원국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진다. 한국 청년과 장년 간의 역량차이는 ▶언어능력과 수리력 49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문제해결력 60점이다. 반면 OECD 회원국은 분야별로 18~39점이다.

직업훈련을 받는 시간은 OECD 장년층보다 짧다. 핵심근로연령층(25~54세)의 직업훈련 시간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 장년층의 직업훈련 시간은 49에 불과하다. OECD 평균은 73이다. 능력이나 역량개발에 대한 투자가 소홀하다는 얘기다. 이러다 보니 반퇴세대가 은퇴한 뒤에는 길을 찾지 못하고 자영업과 임시직에 몰리고 있다. 당연히 임금 수준은 확 떨어진다. 2015년 기준으로 10년 이상 근속한 주된 일자리의 시간당 임금은 2만6762원인 데 비해 재취업한 일자리는 시간당 1만1678원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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