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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지금 필요한 건 이스라엘 ‘후츠파 정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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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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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순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의 경제 성장엔진이 꺼져가고 있다. 최근의 경제성장율은 우리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수치라서 더욱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경제성장율 뿐만 아니라 실업율, 불황형 경상수지 등 최근 경제 성적표를 보면 내세울만한 것이 없다. 더군다나 2014년 글로벌 기업가정신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120개국중 32위로, 경제 규모에 비해 턱없이 낮다. 콜롬비아, 라트비아 등의 국가들 보다 낮은 순위다.

이런 한국의 현 상황을 타개하고 돌파구를 마련함에 있어서 우리에게 절실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스라엘의 ‘후츠파(Chutzpah) 정신’이다. 특히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사고보다 부정적인 사고가 팽배해 ‘정신적자’ 상황에 놓여 있는 한국에게 매우 필요한 사회적 자본이다. .

한국처럼 자원이 처절히 없고, 경상북도 정도의 좁은 국토와 인구 800만명으로, 주어진 상황과 기반은 턱없이 부족하기 짝이 없는 국가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모든 부족한 점들을 축복으로 만든 국가가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나스닥 상장기업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나라로, 인구 800명당 1명이 창업하는 국가다. 노벨상 수상자 비율은 전체 중 22%에 달하며, 전세계 밴처 투자자금이 몰리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다국적기업의 연구소가 포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유대인은 머리가 좋아서라고 오해할 수 있겠지만, 그 원동력은 다름 아닌 ‘후츠파 정신’ 이다. 후츠파는 히브리어로 당돌함, 뻔뻔함, 담대함을 뜻하는 말로, 오늘날의 이스라엘을 이룬 힘이다. 이 후츠파 정신은 이스라엘을 창업 강국으로 만들고, 창의성이 넘쳐나고 거침없이 도전하는 국민들로 이끄는 사회적 자본이다. 후츠파 정신은 형식타파(Informality) , 권위에 도전(Questioning Authority) 실패로부터의 교훈(Learning from Failure) 등의 7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어떠한 것에라도 당돌하게 질문하고,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담대하게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 얘기하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끈질기게 도전한다. 그리고 실패의 경험을 격려와 훈장으로 승화시킨다.

지금은 4차산업혁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과거의 틀과 과거 성공의 방정식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현재의 어려움에 대한 실망과 좌절보다는 지금을 오히려 절호의 기회로 삼아 미래 100년의 원대한 꿈을 지닌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이 개인에서부터 시작해 가정, 학교, 사회 ,기업에 이르기까지 한국 방방곡곡에 스며 들어가게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후츠파 정신의 무장으로 한국은 도전, 상상 ,창조국가의 아이콘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며, ‘정신적자 국가’에서 ‘정신흑자 국가’로의 전환을 통해 행복 국가로 나아갈 것이다.

홍대순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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