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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 사는 외국인…올 11조, 9개월 째 순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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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은 11조3592억원(코스피 10조4960억원, 코스닥 863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달 1~19일의 순매수도 2416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은 지난 1월 3조원 가까이(2조7999억원) 팔아치운 것을 제외하면 2월부터는 매달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9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간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시가총액 2위~50위 종목을 8조원 가까이 순매수하는 등 대형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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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G20 재무장관 회담에서 재정 정책 확대 성명서가 발표된 뒤 미국계 자금을 중심으로 국내 주식을 본격적으로 사기 시작했다”며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가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내수 위주의 일본 증시보다는 수출 실적이 상대적으로 나은 한국 기업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총 50위 이내 종목에 집중투자
일본보다 수출 상대적 양호해 선호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파장을 넘은 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한동안 저평가된 화학·운수장비·철강금속 업종이 주요 매입 대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순매수가 흔들린 때도 있었다. 바로 지난주다. 삼성 갤럭시노트7 파동으로 지난 10~12일 사흘간 1조원 가까운(9230억원) 외국인 자금이 단번에 빠지기도 했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미국 대선이 다가올수록 뉴욕 증시가 부진했던 과거 사례로 볼 때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로 자금 유입의 강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단기적으로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조남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아시아 신흥국 중 한국을 제외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지난달부터 축소되거나 순매도로 전환된 상황”이라며 “미국 대선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아시아 신흥국의 자본 유출입 흐름이 급격히 바뀔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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