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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대구로 떠나요] 역사 품은 공원에 가보자! 예스러운 멋, 울긋불긋 단풍 가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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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중구 포정동의 경상감영공원. 조선시대 관찰사가 행정업무를 보던 경상감영 자리에 들어선 공원이다. 공원 안에는 관찰사 집무실인 선화당(대구시 유형문화재 1호)과 처소였던 징청각(대구시 유형문화재 2호)이 남아 있다. 선조 34년(1601년) 안동에서 이곳으로 이전했다. 도심 한복판에 조선의 관아가 있다 보니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은 단풍 명소이기도 하다. 아름드리 느티나무·왕벚나무·회화나무 등이 울긋불긋 물들며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어낸다. 동쪽으로 1㎞쯤 떨어진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는 불타는 듯한 단풍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원 옆 가로수인 대왕참나무의 단풍도 볼거리다. 두 줄로 늘어서 터널처럼 된 대왕참나무 숲을 거닐면 가을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처럼 유명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배낭 하나 메고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대구의 가을 관광지를 소개한다.

대구의 가을 정취 느끼려면

|꽃·단풍 명소

대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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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로 쓰레기 매립장에 만들어진 수목원이다. 2002년 문을 열었다. 24만7000㎡에 활엽수·침엽수 등 나무 15만 그루를 포함해 약초·야생초·선인장 등 모두 1800종 45만 본이 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이곳에서 국화전시회가 열린다. 동물 모양이나 만화캐릭터 모형에 국화를 심어 키운 모형작품과 품종별 국화, 분재작품 등 1만 송이의 다양한 국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금호강 하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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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북구 노곡동의 금호강 가운데 있는 섬이다. 22만3000㎡ 중 10만5000㎡에 코스모스와 황화코스모스·메밀 꽃이 활짝 피어 있다. 박 터널과 포토존도 있다. 강 가운데 잡초가 우거진 곳이었지만 대구시가 이를 제거하고 꽃을 심어 시민과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가을 꽃을 감상하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중도는 꽃이 지기 전인 23일까지 개방한다.

도동서원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에 1604년 세워진 서원이다. 조선 성리학자인 한훤당 김굉필과 그의 외증손인 정구를 모신 사당이 있다. 도동은 ‘공자의 도가 동쪽으로 왔다’는 의미다. 서원 입구에 400여 년 된 거대한 은행나무가 있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강당·사당과 이에 딸린 담장이 보물 제350호로 지정돼 있다.

|걷기 좋은 길

비슬산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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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남평 문씨 세거지에서 출발해 송해공원과 비슬산 유가사, 청도군 풍각면을 거쳐 비슬산을 한 바퀴 도는 코스다. 전체 길이가 108㎞에 이른다. 이중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의 옥연지에 조성된 송해공원 둘레길이 유명하다. 옥연지 둘레 3.5㎞에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흙길과 데크가 깔린 길, 물 위에 설치된 다리 등을 따라 걸으면 수변공원의 정취와 걷는 재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팔공산 올레길

전체 8개 코스 중 가을에 걷기 좋은 곳은 1, 6 코스다. 1코스는 바위에 시를 새겨 놓은 동구 도학동 ‘시인의 길’에서 방짜유기박물관을 거쳐 북지장사에 이르는 2.5㎞ 코스다. 방짜유기박물관에서는 무형문화재 제77호로 지정된 유기장 이봉주 선생의 작품을 볼 수 있다. 6코스는 동구 불로동 고분군에서 단산지를 지나 강동새마을회관에 이르는 길이다. 산·들·마을·저수지를 거쳐 가는 코스여서 운치가 있다.

앞산 자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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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의 자연공원인 앞산 자락을 따라 걷는 경사가 완만한 길이다. 남구 봉덕동 고산골에서 대명동 매자골에 이르는 7.9㎞ 구간이다. 흙길이 많고 난코스에는 목재데크가 놓여 있다. 곳곳에 벤치 등 쉼터가 마련돼 가족·연인들이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코스 중간쯤 안지랑골로 내려오면 식당촌과 카페거리·안지랑곱창골목 등을 만날 수 있다.

|체험관광지

마비정 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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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화원읍 본리2리의 산골 마을이지만 벽화로 전국적 명소가 됐다. 35가구 60여 명이 사는 이곳은 전형적인 산골 마을이다. 골목길을 따라 흙벽에 그려진 벽화가 눈길을 끈다.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소와 담벽에 붙은 듯한 지게 등이 사진 촬영 포인트다. 마을 체험관에서는 향 주머니·달고나·두부 만들기, 떡메치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대구시 동구 용수동의 재난 체험시설이다. 2003년 대구 중앙로역에서 발생한 지하철 화재 참사를 계기로 건립됐다. 지하철에서 불이 났을 경우를 가정해 탈출체험을 할 수 있다. 소화기와 완강기 체험도 가능하다. 지하철 화재참사 당시 불 탄 1079호 전동차도 볼 수 있다.

옻골마을

대구시 동구 둔산동에 위치한 경주 최씨 광정공파 후손들이 사는 마을이다. 조선 중기 학자 최동집이 1616년 이곳에 정착하면서 경주 최씨 집성촌이 됐다. 20여 채의 조선시대 한옥이 잘 보존돼 있다. 한옥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 유치원생에서 어른까지 다도를 배울 수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훈장이 교육을 하는 서당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떡메치기와 전통놀이 체험도 가능하다.

패션주얼리타운

도심인 중구 동문동에 위치한 주얼리 전문 건물이다. 인근이 패션주얼리특구(교동귀금속거리)여서 중구청이 제조와 판매·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건립했다. 지상 8층으로 귀걸이·반지·목걸이 등을 판매하는 업소 17곳과 귀금속류를 제조하는 공장 20곳이 입주해 있다. 이곳에선 1만5000원을 내면 은반지를 만들어 가질 수 있다.

|성지 순례 코스

대견사·갓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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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를 쓴 일연 스님이 주지를 지내면서 책의 집필을 구상한 사찰이 대견사다. 비슬산 해발 1000m에 위치해 낙동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기 셔틀버스가 다녀 쉽게 오를 수 있다. 일제가 강제폐사한 것을 2014년 새로 지었다. 갓바위는 소원을 이루게 해준다는 부처로 불린다. 부처님 머리 위에 돌이 갓처럼 얹어져 붙은 이름이다. 정식 명칭은 관봉 석조여래좌상으로 보물 제431호다.

가톨릭타운

대구시 중구 남산동에 위치한 가톨릭 시설 밀집지역이다. 1900년대 초에 만들어졌다. 국채보상운동을 주창한 서상돈이 자신의 종묘원 3만3000여㎡를 가톨릭 대구대교구에 기증해 조성됐다. 주교관에 이어 성유스티노신학교·샬트르성바오로수녀원 등이 세워졌다. 프랑스 루르드 동굴을 본떠 만든 성모당은 기도하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1930년대 성유스티노신학교에서 공부했다.

동산 선교사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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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동산동 동산병원 뒤쪽 청라언덕에 있다. 100여 년 전 미국에서 온 선교사들의 거주지다. 선교사 스위츠·블레어·챔니스 등 그들의 이름을 딴 붉은 벽돌 건물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작곡가 박태준의 가곡 ‘동무생각’에 나오는 청라언덕이 이곳이다. 아래쪽 중구 남성로의 제일교회 자리는 1898년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가 대구·경북에서 처음 교회를 세운 곳이다. 현 건물은 1933년 건립됐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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