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kt 감독 "감동주는 야구 펼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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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감독 [뉴시스]

프로야구 kt 위즈의 김진욱(56) 신임 감독의 취임 인사는 신선했다.

김진욱 감독은 18일 오전 수원 kt위즈 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kt 유니폼을 입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긴장이 되는 자리다.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난 뒤 오는 책임감, 무게감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며 "구단이 강조하는 인성, 육성, 근성을 통해 감동 주는 야구를 하고 싶다. 잘 해낼 자신도 있다. 수원 팬들과 함께 명문 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부터 2년 동안 스카이스포츠에서 프로야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논리정연하고 위트 있는 말솜씨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코칭스태프 선임을 묻는 질문에 중계에서 호흡을 맞췄던 “임용수 캐스터가 수석코치”라고 답하면서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자리에 함께한 주장 박경수에게는 “질문을 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kt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사장님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믹스커피를 준비해주셔서 내 마음을 움직였다"며 농을 던졌다. 인스턴트 커피를 좋아하는 그는 두산 감독 시절 팬들로부터 '커피 감독'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kt는 2013년 창단을 함께한 조범현 감독과 3년 계약 기간이 끝난 뒤 김 감독을 후임자로 선택했다. 지난 14일 김 감독과 3년 총액 12억원(계약금 포함)에 계약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12년부터 2년간 두산 베어스 지휘봉을 잡아 2013년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끈 경험이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3승을 먼저 기록하고도 삼성에 패한 뒤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김 감독은 "제안을 받고 사장님과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팀이 변하고 도약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사장님께 직접 질문을 드렸다. '공 줍는 직원들, 청소하는 직원'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냐고 물었다. ‘그게 바로 사장이 할 일’이라는 답을 들었다. '같이 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첫 1군 무대 진입한 kt는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52승)에 비해 올해 단 1승만 더 추가했다. 김 감독은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공부를 했다. 감독을 다시 한 번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밖에서 본 kt는 안타까운 부분이 많았다. 전체적인 전력이 부족하지만 발전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제시한 키워드는 쇄신이다. 그는 "kt는 지난 3년을 비효율적으로 보낸 거 같다. 다시 한번 시간이 허비되는 상황이 오면 회복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며 "NC의 나성범, 박민우 같은 선수가 kt에선 나오지 못한 점도 아쉽다. kt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전력 보강을 위해서 외국인 선수 영입에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kt는 2년 연속 외국인 선수 투자에 실패했다. 올해 외국인 투수 5명이 거둔 승리는 19승에 불과하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 영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프지 않고 200이닝 가까이 던져줄 수 있는 외국인 투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간 음주운전, 사생활 문제 등 kt 선수들이 연루된 불미스러운 사건이 끊이질 않았던 점에 대해서는 강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인성·근성·육성을 말하면서 특히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실수나 실책은 나무라지 않겠다. 다만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은 철저하게 대할 것"이라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면 저 스스로 벌을 주고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수원=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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