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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의 뚜벅뚜벅 라틴아메리카] 아르헨티나④ 영봉 피츠로이를 찾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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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찰텐 마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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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소도시 엘 찰텐은 높은 설산과 빙하로 둘러싸인 작고 아담한 마을이다. 엘 찰텐이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킹 성지가 된 것은 하얗게 빛나는 설봉 피츠로이(3405m)로 향하는 베이스캠프이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의 최고봉인 피츠로이는 산괴의 중앙에 뾰족하게 솟아있어 산세가 험하기로 유명한 산이다. 날씨 기복이 심하고 강풍이 부는 경우가 많아 등정이 어려운 곳으로도 악명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츠로이로 향하는 산악인의 도전이 끊이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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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로이 전망.

피츠로이는 전문 산악인에게만 공개되는 절경은 아니다.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타고 산기슭까지 오르면 누구나 아름다운 피츠로이 봉우리를 조망할 수 있다. 콘도르 언덕, 비에드마 빙하 등의 트레일이 조성돼 있고, 곳곳에 캠핑장이 잘 갖춰져 있어 트레킹 여행이 어렵지 않다.

엘 찰텐 국립공원 안내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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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을 시작하기 전에 국립공원안내 사무소에 들러 정보와 지도를 얻자. 엘 찰텐 버스터미널 뒤편에 사무소가 있다. 엘 찰텐 마을엔 여행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며칠 머물며 트레킹 여행을 계획하기 좋다. 다만 환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아르헨티나 화폐 페소를 준비해 오는 것이 좋다.

붉게 빛나는 피츠로이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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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로이 봉우리는 특히 일출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어둑어둑한 새벽 피츠로이 전망대를 향해 트레킹을 시작하면 떠오르는 해가 암벽에 반사돼 오렌지색과 분홍색으로 물들어가는 봉우리를 볼 수 있다. ‘라구나 로스 뜨레스’ 호수 뒤로 펼쳐지는 피츠로이의 일출 광경이 너무나 매혹적이라 많은 여행자가 어둠을 뚫고 산행을 시작한다. 편도로 4시간 소요되기 때문에 일출을 보려면 오전3~4시에 출발하는 게 좋다. 헤드 랜턴과 방풍장비, 트레킹화는 필수다. 물과 간식거리도 넉넉히 챙기자.

피츠로이 트래킹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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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찰텐 마을 끝, 북쪽에서 시작되는 트레킹로를 따라 2시간 즈음 오르면 먼저 ‘라구나 카프리’ 호수를 만난다. 호수에 닿기 전, ‘미라도르 피츠로이’ 전망대 방향, 라구나 카프리 방향으로 길이 나뉜다. 왕복 3~4시간 가볍게 트레킹을 즐기려면 라구나 카프리 방향을 택하자. 미라도르 피츠로이 길을 따라가면 트레킹 최종 지점인 ‘라구나 데 로스 뜨레스’까지 갈 수 있다. 편도 4시간이 소요되는 길로 왕복 25㎞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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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로이 전망.

트레킹을 하는 동안엔 아름다운 숲과 거대한 빙하가 만들어 낸 에메랄드 빛 호수 등 다양한 경치를 즐길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트레일을 따라 가다 언뜻언뜻 스치는 피츠로이 봉우리에 마음을 빼앗기고, 넋을 놓고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예상 트레킹 시간을 훌쩍 넘겨버리고 만다.

콘도르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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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엔 피츠로이 강 건너편 국립공원 안내사무소 뒤로 난 길을 따라 ‘콘도르 전망대’에 오르는 것을 추천한다. 독수리의 언덕으로 불리는 ‘콘도르 전망대’는 피츠로이와 엘 찰텐의 마을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특히 일몰을 감상하기 좋다. 산길을 따라 30여 분 가량 여유롭게 걸으며 자연을 만끽하자. 정상 부근에 앉아 쉬고 있으면 독수리가 언덕 위로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피츠로이 트레킹을 할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라면 콘도르 언덕에서 보는 피츠로이 풍경만으로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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